개요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한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으로 가장 흔한 급성기 질환입니다. 감기(급성 비인두염)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 비강, 인후, 후두 등에 생기는 급성 상기도 감염으로 급성 비인후염, 급성 부비동염, 급성
인후염,
급성 편도염, 급성 후두염 및 후두개염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치유됩니다.
감기는 가을, 겨울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봄부터 발생이 줄어듭니다. 5세 이하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감기 발생 횟수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체로 성인은 1년에 2~4회, 소아는 6~8회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로, 200여 가지의 바이러스 아형이 감기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비율은 나이, 계절 등에 따라 다르지만 리노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30~50%를 차지하며 가을철에는 80% 정도까지 증가합니다. 다음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10~15%의 원인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5~15%, 그 외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등이 원인이 됩니다.
겨울철이나 환절기에는 공기가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데, 우리 몸이 이러한 외부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만큼 저항력을 갖지 못한 경우 감기에 잘 걸리게 됩니다. 특히 어린아이나 노약자, 그리고 만성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 과로와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감기에 잘 걸릴 수 있으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기는 감기 환자가 기침을 할 때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에 원인 바이러스가 같이 묻어 나와서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면서 전파됩니다. 또한 손을 통한 접촉으로도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얼굴이나 손, 환자가 사용하는 수건 같은 주위 물건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다가 다른 사람이 이를 만진 다음 눈이나 코를 비비게 되면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기 환자와 가까이 있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감기 환자가 있으면 감기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감은 감기와 일부 증상이 비슷할 수 있지만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며, 증상이나 합병증, 치료법도 다릅니다.
증상
감기의 잠복기는 바이러스에 따라 다양하지만 리노바이러스의 경우 2일 이하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1~3일째에 가장 심한 증상을 보이고 1주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증상이 2주까지 지속되기도 합니다.
감기의 주요 증상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이며, 주로 코, 인두부, 인후부 등 상기도에 국한됩니다. 인후통, 권태감, 발열이 시작된 후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콧물, 코막힘,
기침이 발생합니다. 인후부의 동통(쑤시고 아픔), 건조감, 이물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발열은 유아와 소아가 성인에 비해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감기로 인해 인후부가 손상되기도 하는데, 특히 건조한 계절에 감기로 손상된 인후부가 정상으로 회복이 되지 않으면 기침, 가래, 후두부의 이물감이 3주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흡연자의 경우 기침이 좀 더 심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비염이 있는 경우 후비루 증후군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고 부비동염,
천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감기는 대부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지만 상기도 정상 세균들의 분포가 바뀌거나 분비물의 원활한 제거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이유로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올 수 있습니다.
진단/검사
감기는 임상 증상이 대체로 약하며, 증상 부위가 코와 인두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유아의 경우 증상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별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소아에서 콧물이 지속되는 경우, 특히 한쪽 콧구멍에서만 콧물이 나오는 경우 반드시 비강을 관찰하여 비강 내 이물질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혈관 운동 비염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지만 만성 경과를 보이며,
알레르기 비염은 계절성이거나 특정 환경에 노출 시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경우 안면 통증과 화농성 콧물이 같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인플루엔자는 전형적인 두통, 발열, 근육통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시기에 38℃ 이상의 고열이 있을 경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를 위한 비강 면봉 채취(nasal swab)를 시행하여 감별 진단할 수 있습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다양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임상 증상으로 특정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방법은 바이러스 배양, 항원 검사, 중합 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검사 등이 있지만 실용적이지 않아 임상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기침 시 폐렴과의 감별을 위해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하거나 부비동염과 감별하기 위해 비경(鼻鏡, a nasal speculum), 부비동 방사선 사진, 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
감기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낫지만,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치료할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없으므로 증상 완화가 치료의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에 특이적인 약물을 투여해야 하며, 동반 질환과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해야 합니다.
2세 미만의 영•유아는 의사의 진료 후 처방을 받고 복용할 경우 보호자의 철저한 감시가 요구됩니다.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의사와 상의하여야 하며, 과거에
발진, 가려움,
두드러기,
천식, 발열 등 알레르기 증상이 있었던 경우와 간 질환, 콩팥 질환, 심장 질환,
당뇨병,
고혈압,
녹내장, 배뇨 곤란 등의 문제,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산부 또는 수유부인 경우에는 의사에게 정보를 알려 줘야 합니다.
감기의 비약물 치료 방법으로는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조절하고, 충분한 수분 및 영양 섭취와 휴식이 필요합니다. 감기의 약물 치료는 증상 완화가 목적으로 증상에 특이적인 약물을 투여하게 되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진해제
기침은 후비루,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 매개 물질 증가와 상기도의 과민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기침 중추에 작용하는 약물로 비마약 성분(dextromethorphan, diphenhydramine)과 마약 성분(codein)이 있으며 마약 성분의 경우 소아에게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말초에서 기침을 억제하는 레보드로프로피진(levodropropizine)과 건초 아이비 잎 추출물(ivy-leaf dried extract)도 진해(기침을 그치게 함) 및 거담(가래를 없앰) 작용이 있습니다. 기관지 확장제의 일종인 베타 2 항진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효과가 적고, 과거 판매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일부 진해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기침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2) 거담제, 점액 용해제
거담제와 점액 용해제는 점액을 용해시켜 객담(
가래) 배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급만성 호흡기 질환에서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되지만 효과가 일정치 않아 가능한 짧은 기간 사용을 권유합니다. 또한 수분 섭취가 적절하지 못해 탈수가 되면 객담 배출에 방해가 되므로 적당한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3) 항히스타민, 충혈 완화제
3-1) 1세대 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제는 콧물, 재채기,
기침에 효과가 있습니다. 과거에 사용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에 매우 효과적이나 심한 졸음이 오기 때문에 운전이나 위험한 일을 하는 환자는 주의해야 하며 약 복용 후 졸음이 올 때는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 외에도 어지럽고 가래가 끈적해지고 입안이 마르며 속이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 전립선 비대증,
천식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3-2) 2세대 항히스타민제
졸음이 덜한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감기 증상에 대한 치료 효과가 1세대보다는 적지만 지속 시간이 길고
녹내장,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도 안전합니다.
3-3) 항콜린제 점비약
알레르기 비염이나 혈관 운동 비염 증상 중 하나인 수양성 콧물(맑은 콧물)에 사용하는 항콜린제가 들어있는 점비약은 전신적인 부작용이 적어 감기에서도 사용됩니다. 항콜린제 점비약은 1일 3~4회 이상 분무해야 하며 코가 맵고 건조함을 느끼거나 재채기를 할 수 있습니다.
3-4) 비점막 수축제
국소용 비점막 수축제의 경우 3~5일 이상 사용 시 반동 현상으로 비점막의 충혈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습니다. 경구용 비점막 수축제는 약 6시간 가량 효과가 지속되며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두근거림이나 진전(떨림) 등이 있고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자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소염 진통제
감기로 인한
두통, 인후통,
근육통을 해소하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나 비스테로이드 소염 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를 흔히 사용합니다.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 소염 진통제는 위장관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아스피린에 과민한 환자의 경우 천식을 일으킬 수 있어 일부 환자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인 약제를 복용하면 안전할 수 있습니다. 비스테로이드 소염 진통제 중 COX-2 억제제인 셀레콕시브 등은 천식 발작이나 위장 장애가 적습니다. 하지만 약값이 비싸고 고용량에서는 심혈관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항생제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감기에서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경우에는 감기 증상에 대해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급성 인후염 시 바이러스가 아닌 A군 사슬알균에 의한 경우 급성 류마티스열이 발생할 수 있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화농성 콧물이 있을 때 세균에 의한 급성 부비동염과 구분이 어려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과/합병증
감기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며 점차 증상이 좋아지고 자연 치유되지만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천식 악화, 하기도 감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기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세균성 축농증(부비동염), 중이염, 뇌막염, 기관지염,
폐렴 등이 있습니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합병증이 생겨도 겉으로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감기로 오랫동안 앓는 경우라면 반드시 진료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한데, 소아, 노인,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는 환자에게서 더 잘 발생합니다. 노인의 경우 감기에 걸리면 이미 앓고 있는 심부전이나 다른 만성 질환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천식 환자의 경우 감기에 걸리면 40% 정도의 환자에게서
천식이 악화될 수 있으며, 소아의 경우에는 감기의 합병증으로 급성 중이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부비동염은 일반적으로 축농증이라고 합니다. 코 양쪽 옆의 광대뼈 근처 머리뼈(두개골) 속에는 부비동이라고 하는 비어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부비동염은 코에 생긴 바이러스 감염이 부비동과 연결된 관을 통하여 부비동 안으로 침입하여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부비동염의 증상으로는 얼굴 앞부분의 통증과 이마 두통, 누런 콧물, 코막힘, 냄새를 잘 못 맡는 것 등이 있습니다. 부비동염이 치료되지 않으면 만성 축농증이 되며, 심한 경우에는 눈이나 뇌 쪽으로도 염증이 침입할 수도 있습니다. 성인에서 세균성 부비동염은 드문 합병증이지만 소아에서는 상기도 감염 이후 6-13%에서 발생합니다.
중이염은 귀에 생기는 염증으로 목 안쪽의 인두 부위에 생긴 바이러스 감염이 귀와 연결되어 있는 관을 통하여 귀(중이)로 침입하여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연결관이 막히게 되면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동반되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데 귀가 아프고, 귀에서 진물이 나며,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어지럽거나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중이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세균성 뇌막염이나 뇌 농양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소아의 경우 급성 중이염은 감기의 가장 흔한 세균 합병증으로 감기 환자의 약 20%에서 발생합니다.
천식이 있는 환자가 감기에 걸리면 천식 발작 확률이 커지며, 리노바이러스는 감기 바이러스 중 천식 악화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는 소아, 면역 저하자, 노인에서 하기도 감염의 주요 원인이며 세균성
폐렴은 감기의 합병증으로 드물게 나타납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경우 감기 발생 정도는 비슷하지만 감기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인해 의료 기관 이용, 입원, 응급실 방문 등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예방법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다양하므로 이를 예방하는 백신의 개발에는 한계가 있어 간염 백신이나 독감 백신과 달리 아직까지 감기를 예방하는 백신은 없습니다. 비타민 C를 매일 복용하는 것은 정상 성인에서는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군인이나 마라톤 선수처럼 힘든 훈련을 하는 사람이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감기 발생이 50% 정도 감소되었으므로 단기간 육체적 훈련을 하거나 추운 환경에 노출되는 사람에게는 비타민 C 보충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이고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가 있으며, 규칙적인 유산균제(probiotics) 복용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감기는 대부분 신체적 접촉으로 전파되므로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손 씻기는 소아에서 전염 예방 효과가 높습니다. 바이러스는 손에 의해 전파되어 코나 눈의 점막을 통해 전염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발생하는 기도 분말에 의해서도 바이러스 전염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외출 후에 규칙적으로 손을 씻고, 손으로 코나 눈을 만지지 않고, 코 분비물로 주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 사람 사이의 전파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신선한 식품과 수분을 섭취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도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건조한 계절에는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빨래를 걸어두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며, 음주와 흡연은 지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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