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약간의 우울증을 달고 살았습니다. 증상은 명치의 답답함이 항상 유지되었고, 심할때는 끝없이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였습니다. 병원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상담사가 아니였기 때문에 해결책 상담보다는 듣고나서 판단하고 약처방해주는 정도였습니다. 우울증 초기라는 병명을 들었고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약을 먹는 순간 바로 답답함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야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때 답답함이 몰려올때도있지만, 예전만큼 심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초기의 우울증이더라도, 약을 복용하면 개선됨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는 병. 타고나기를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불안정했다. 그러다가 욕심많은 내가 너무 많이 노력하느라 정신적으로 약해지자 드디어 발현된 병. 정말 미치는 줄 알았고, 낫는 줄 알았는데 심해지고 낫다가 심해지고 노력해도 효과없고 노력안했는데 갑자기 좋아지기도 하고 4년 넘게 나를 고생시킨 병. 내 마인드를 많이 바꾼 병.
7년정도 여러 병원들을 다니며 우울증치료를 받으면서 점점 이 병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것 같으면서도, 어떨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 별로 발병원인이나 증상이 각각 다른데 저는 약물치료가 크게 효과가 없는 경우라서 여러가지 다른 요인(ADHD 등)에 대한 검사들도 같이 해봤지만 제대로 된 해결방법은 찾지못했고, 결국 여러가지 약을 먹어보면서 그나마 기분이 도움이 됐던 것 같은 약을 지속적으로 처방해주셔서 먹고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이 병이 가지는 성질을 비유하자면 미끄러운 비탈길을 걷는것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는데요,
평소에 조심하면서 걸어가고 잠깐 미끄러져도 빨리 되돌아오면 쉽다고도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가속이 붙어서 내려가는 것을 멈출수가 없는 그런 병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걷기같은 신체적인 활동을 적당히 하고, 우울감이 생기는 생각이 시작될 때 거기에 몰두하지 않고 설거지 같은 생각없이 할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악순환을 잘라내는게 약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가 우울증인가 고민이 되신다면, 우울해서 고통스럽거나 죽고싶다면 무조건 우울증 상담을 받아보시라 권하고싶습니다. 우울증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르게 할 수 있는 병입니다. 상담 받으러 가서 병이 아니어서 헛걸음 하더라도 부끄러울게 없습니다.
마음이 힘든 모든 분들, 행복을 찾으실 수 있길 빌겠습니다.
김고등고등어님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