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일 지난 지금은 조금씩 돌아오는 중입니다.
2개월쯤 됐을 땐 별의별 생각을 다했어요.
한쪽 입술이 안 움직이니까 화나고
불안하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찾아보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외상성 안면마비보다
벨마비나 중추/말초성 또는 바이러스성 안면마비에 대한
이야기들만 많다보니 저와 같은 케이스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입술 잡고 양치하고, 볼에 바람도 안 넣어지고..
ㅁ,ㅂ,ㅍ 발음하려고 하면 인중이 왼쪽으로 딸려서 도망가버리고.. 그 덕에 림밤 같은 거 바르고 음파음파도 못했어요. 의지대로 입술을 움직이기가 어려웠고, 지금도 좀 그렇긴 합니다.
입술 잡고 양치하는 건 한달반쯤에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볼에 바람 넣는 건 두달반쯤에 조금 새긴 해도 되긴 되구요.
놀라운 건 89일차까지만 해도 안되던 립밤 바르고 음파음파 하는 게 90일차 저녁쯤 되니 갑자기 조금씩 되기 시작했습니다. 인중 비대칭은 여전하지만요..
무슨 의학교과서 임상 표본도 아니고 어쩜 이렇게 정확히 3개월차부터 좋아지는지 좀 신기합니다.
저와 같은 걸로 고생하시는 분들, 언제 돌아오긴 할까 불안하신 분들 분명 계실 거고, 괜찮아지면 꼭 이런 후기 써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울쎄라, 실리프팅, 거상, 윤곽, 보톡스 등등 신경손상이 될만한 수술시술 참 많더라구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일단 지금 입술이 불편하신 분들은 ‘신경외과’ 말고, ’신경과‘ 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동탄역 근처 ‘삶신경과‘ 배대웅 원장님께 진료 및 검사 받았고, 검사 결과 수치보다는 파형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멀쩡하니 돌아올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크로스체크 목적으로 서울에 있는 큰 신경과 가봤는데, 36-39% 정도의 구륜근 신경 가지(buccal branch)에 손상이 있다고 하긴 했습니다. 즉, 60% 정도만 살아있는 거예요. 예후가 좋지 않다고 덧붙이기에 그 말에 당황스러워서 다시 동탄 신경과에 물어보러 재검사 차원에서 갔더니,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파형의 모양이 정상이기 때문에 6개월 정도면 돌아올 거라고 하셨습니다.
제 친구는 사랑니 잘못 뺐다가 신경손상이 와서 물도 새고 했던 게 3개월반쯤 돼서 미세하게 좋아지나? 싶더니 2-3개월에 걸쳐 완전하게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입운동과 마사지 등 열심히 해주긴 했다더라구요.
지금은 여전히 만지면 감각도 어색하고 여전히 인중은 삐뚤어지지만 전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저랑 비슷한 케이스를 인터넷에서 봤는데 어떤 분은 저처럼 3개월에 괜찮아짐을 느낀 게 아니라 5개월 정도에 조금씩 변화가 보였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작은 변화에도 예민한 편이라 더 일찍 느낀 건지는 모르겠지만 6개월은 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강남역 ‘스노우의원‘에서 고주파관리와 재생레이저 회차당 3.3만원 유료로 관리 받고 기분탓인지 근육이 좀 더 빨리 풀리는 것 같더라구요. 절대로 광고 아니고 원래 이 병원이 지흡전문이라 이런 고주파 기기 갖고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무작정 문의 드리고 받는 중입니다.
꼼꼼히 문질러주시고 재생레이저는 효과가 있는 건지 뭐 믿거나말거나 이지만, 받을 때 마비증상 있는 쪽 입술이 간질간질 하더라구요.
신경손상 예후는 무조건 신경과 검사 받아보세요..! 한의원 침치료는.. 불안하니까 받아보긴 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성형은 대형병원 거르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