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오네…아마 내 전 글들을 자주 본 예사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 그래서 부디 내 후기가 많은 예사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ㅎㅎ 그리고 이 후기엔 내 개인적인 생각과 가치관이 많이 묻어 있을 거야.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어줬으면 좋겠어. (브로커라고 의심 하는 일은 부디 없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아는 예사들은 내 진심을 알아줄거라 믿어)
전체제거 이유:
- 2024년 2월 중순에 첫 수술했어. 실리콘 4mm, 비중격이랑 기증늑 써서 지지대 올리고, 코끝은 귀연골로 모양 잡았어.
- 근데 2025년 1월 2일부터 갑자기 코끝이 붓기 시작하더니 아프기 시작했어. 너무 아파서 일상생활이 점점 힘들어졌고, 내 첫 글 보면 알겠지만 나는 해외에 살아서 항생제 구하기도 어렵고 먹는 약도 달라서 도움이 안 됐어.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고...
- 비주랑 코끝이 빨개지고, 심장이 코끝에서 뛰는 것 같아서 잠도 못 잤어. 열감이 있으면서 바늘로 찌르는 느낌, 실리콘 쪽까지 뻐근해졌어.
- 시간이 지나면서 좁쌀 뾰루지가 나고 오른쪽 콧대랑 콧볼 사이가 부어올랐고, 압통도 있었어.
- 1월 말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한국 들어와서 첫 수술한 병원 가서 항생제 처방받고 일주일 먹었고, 주사도 맞았어.
- 근데 병원에선 면역 반응일 수도 있다면서 항생제 먹으면 나을 거라고 했고, 난 그 항생제 먹다 진짜 죽을 뻔했어. 약이 너무 독해서 위경련 와서… 해외에서 먹던 항생제까지 합치면 거의 한 달째였거든. 몸이 진짜 맛이 가더라...
- 결국 2월 중순에 다시 한국 들어왔어. 도저히 안 낫고 몸도 망가져가니까. 그냥 모양 다 포기하고 제거하자 마음먹었어.
- 다른 병원에서 제거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그냥 첫 병원 의사가 내 코를 제일 잘 아니까 맡기자고 해서 돈 다시 내고 그 병원에서 제거 수술 받았어.
- 의사는 실리콘 문제일 거라고 했고, 지지대는 절대 문제 없다고 했어. 전체제거 말고 실리콘만 빼자고 했고, 귀연골도 재배치해서 단차 메꿨대. 피막 제거는 열어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었고 제거 안했다고 들었어. 너무 깨긋했대.
- 3월부터 6월까지, 제거하고 나서 통증이 더 심해졌어. 진짜 죽을 맛이었어. 부목 떼자마자 사람이 견디기 힘든 통증이 왔고, 안 가본 병원이 없을 정도였어.
- 코끝은 계속 빨갛고 비주는 붙고, 코 안에서 이상한 냄새 나고 좁쌀 뾰루지 심해지고, 모공 막히고, 압박감도 심해졌어.
- 비중격 부근에서 심장 뛰는 느낌, 코끝이 아리고 찌릿찌릿하고, 코 전체가 아팠어. 진짜 말로 표현 못 할 고통이었어.
- 신경통약, 마약성 진통제까지 대학병원에서 처방받아서 먹었는데 위경련 다시 와서 새벽에 식은땀 흘리고, 몸이 전체적으로 아프고… 이러다 삶도 잃겠단 생각까지 들더라.
- 그래서 전체제거 결심했어. 부분제거 한 지 3개월 만에...
상담 가본 병원들:
- ㄱㅇㅅ, ㅇㄱㅈㅇㅇㅂ, ㅇㅅㅅㅇㅌ, ㅊㅁ, ㅅㅅㅇ, ㄷㅌㅈ, ㅈㅅ, ㅂㅂㅇㅇ
최종 선택한 병원:
ㅇㄱㅈㅇㅇㅂ
선택한 이유:
- 실리콘만 제거하고도 더 고통스러운 3개월을 보내면서 정말 많은 정보를 찾았고, 예사들이랑 단톡방도 만들어서 공유하고 고민했어.
- 병원 상담 가도 설명이 다 다르고, 통증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전체제거 해도 통증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하고...
- 누구는 피막 제거 안 해서 그렇다 하고, 누구는 지지대 때문일 수 있다 하고. 뭘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웠어.
- 심지어 어떤 병원은 그냥 전 병원 가서 제거하라고, 자긴 도와줄 수 없다고까지 하더라.
- 정말 많은 병원: 대학병원, 통증의학과, 신경과, 한의원까지 다녀봤지만 아무도 확신 있는 말을 못 해줬어.
- 그래서 결국은 신앙심 하나로 기도하면서 나아가기로 했고, 며칠 만에 정말 수술할 수 있게 길이 열렸어. 그게 첫 번째 이유야.
- 두 번째는 원장님 말 한마디 때문이야. “뭘 고민하냐, 지금 넌 선택지가 없다. 빼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 그 말 듣고 확신이 생겼어. 나에게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걸.
- 결국 빨리 빼든 기다렸다 6개월때 빼든 나에겐 어떤 선택을 하던 도박이였어. (기다렸다 만성 통증이 될수도 있다고 코끝 피부가 더 얇아질수 있다고 들었거든)
- 피막 흉살 관련해서도, 실리콘 뺀 상태에선 피막 제거가 어렵고, 흉살은 제거할수록 다시 생긴다고 하시더라.
- 오히려 건드리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자긴 손대지 않는다고 했어.
- 연골 재배치도, 묶는 방법이 5가지 있는데, 통증 제거 우선이면 2번까지만 묶는다고 했어.
피막/흉살 관련 고민:
- 나도 처음엔 피막/흉살 제거 안 해서 통증이 더 심해졌다고 생각했어.
- 그래서 처음엔 ㅅㅇ를 고려했었고 6개월 버틸수 있으면 ㅅㅇ에서 하고 싶었어
- 근데 알아보니, 실리콘 뺀 다음 피막 제거는 어렵다는 병원이 대부분이었고, 무조건 제거한다는 병원도 실제론 어렵다고 했다고 하더라. (ㄱㅇㅅ 빼고 모든 병원 +ㅅㅇ 포함 그래서 병원 선택 흔들리기 시작함)
- 구축이면 피막 제거가 맞을 수 있지만, 나처럼 실리콘 뺀 상태에선 괜히 조직만 더 손상될까봐 걱정됐어.
- 그래서 이건 내가 판단할 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주님께 맡기기로 했어 (나한테는 제일 중요한 포인트였어. 결국 의사를 수술 방법을 보고 선택한다는건 사람을 의지한다는거기에…)
전체제거 당일:
- 12:30 수술이었고, 11:30까지 오라고 했어. 원래 다른 예약자 있었는데, 가족 사정 때문에 난 가능한 날이 확고하게 정해져 있었고 병원에 이해해 줘서 바꿔주셨어.
- 들어가기 직전까지 계속 무서워서 떨면서 기도했던 기억이 나.
- 원장님 말투가 다정한 편은 아니어서, 수술 전까지도 불안했어.
- 근데 수술대 올라가서 정신 차렸을 때 ‘여기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 수술 중에도 간호사, 원장님이 계속 상황 설명해줬고 사진도 찍어주셨어.
- 마취 풀릴 때 아파서 진통제 더 놔주셨고, 수술 끝나고 회복실에서 호박죽이랑 간식도 챙겨주셨어.
- 수술은 딱 한 시간 걸렸고, 원장이 꼭 필요한 곳만 건드린 느낌이야. 손이 빠르셔.
수술 설명:
- 집에 가기 전에 원장님이랑 상담실에 앉아서 수술 설명을 들었어.
- 수술 중에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여주시면서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는데, 부모님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 해주셔서 좋더라.
- 원장님이 말씀하시길, 지지대를 열고 실리콘을 꺼내려고 끈을 풀자마자 기증늑이 튀어나왔대. 그만큼 안에 압박감이 있었던 거겠지.
- 알고 보니까 지지대가 총 3개였더라… 비중격 연골을 양쪽에 넣어놨고, 기증늑은 왼쪽에 되게 크고 길게 들어가 있었대.
- 심지어 유착도 별로 안 돼 있어서 미끄덩거리는 상태였다고 하시더라. 내 모태코가 진짜 작은 편인데, 그 작은 공간에 너무 많은 걸 억지로 넣어놨으니 통증이 안 생기는 게 이상했겠지.
- 그리고 귀연골도 제거했는데, 그것도 두 겹으로 겹쳐서 얹어놨더래.
- 진짜 충격적이었던 건, 전 병원에서는 실리콘 제거할 때 기존 개방 절개선을 그대로 따라 절개했다고 말했었거든? 근데 이번에 전체제거 하면서 보니까, 전 원장이 라인을 새로 따서 절개해놨대. 원장님이 그 자리에서 직접 확인하고 알려주심.
- 아무리 코 잘한다는 병원에서 첫수해도 수술기록지랑 다르게 수술할 가능성이 높다는걸 알려주고 싶어.
제거 후:
- 이틀 정도는 진짜 너무 아팠어. 근데 붓기는 거의 없었고, 멍도 안 들었어. 인중만 조금 붓고.
- 실리만 뺐을 땐 흉살 많아서 숨쉬기도 힘들었는데, 이번엔 흉살이 안 차서 숨 쉬는 게 훨씬 편했어.
- 지금은 수술한 지 4주 차야. 아직도 비주에 테이프 붙이고 있고, 5주까지 붙일 예정이야.
- 코 모양은 거의 모태코랑 비슷해. 비주가 좀 들리긴 하는데, 크게 거슬리진 않아.
- 통증은 지금도 가끔 엄청 아프게 느껴 질때 있는데 그 날들 말고든 대부분 당기고 따끔한 정도고, 나머지 날들중에 완전 괜찮을 때도 많아. 회복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도 그전보다 훨씬 나아졌어 :)
- 실리만 뺐을 땐 통증 때문에 제대로 누워서도 못 잤는데, 지금은 반듯하게 누워도 비중격이 욱신거리진 않아.
꼭 알려주고 싶은 부분들:
- 병원 선택은 정말 신중해야 하지만, 무조건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어. 의사도 결국 사람이니까.
- 병원들에서 하는 모든 말에 집착할 필요 없어. 통증의 원인은 누구도 정확히 몰라.
- 통증이 계속된다면 전체제거를 빨리 고려해봐. 지지대나 귀연골, 비중격만 있다고 해서 통증 없는 거 아니야.
- 첫 수술 병원에서 제거하지 마. 제거 많이 해본 병원을 찾는 게 훨씬 안전해.
- 그리고 부분마취 추천해. 수술 중 상황을 인지하는 게 진짜 더 안전하다고 느꼈어.
- 성예사 후기들도 적당히 보기를. 예사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아직 회복 중이라 하루하루 불안했다가 살만했다가 하지만, 그래도 전보다 훨씬 나아져서 감사하면서 지내고 있어. 부디 이 글 보는 예사분들도 지옥 같은 통증에서 벗어나서 다시 행복한 삶 살 수 있길 멀리서 기도하고 있을게! 다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