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이비인후과에서 기능코+휜코교정에 비중격으로 코끝 높이는 수술 받았어.
성형외과에서 수술하면 코 기능이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험난한 과정의 시작이었지.
내 다른 글에 사진 있는데 휜코는 그래도 제법 교정이 되기는 했어.
근데 비중격으로 코끝을 높여서 그런지 처음엔 과하게 콧구멍이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이
하루가 무섭게 코끝이 쳐져서 현재는 오히려 웃을 때마다 콧볼 하회탈처럼 부각되고 코끝, 비주 쳐지는 게 고민이야.
물론 메인은 여전히 휘어있는 코이기는 해.
근데 이번에 재수술 상담을 다녀보니 휜코는 워낙에 의사들도 꺼려하는 난이도 높은 수술이라고 하네.
그래서 휜코는 마음을 접는 게 좋다고 들었고
코끝 쳐진거랑 메부리 or 안장코 초기 단계라고 말한 곳도 있음
코 라인을 반듯하게 만드는 목적이라면 추천한다고 했어.
근데 다들 알다시피 코 재수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비싸잖아. 재수니까 또 자가늑이나 기증늑 써야하니까...
그래서 그게 참 딜레마인 것 같아.
맞춤보형물 이노핏 쓰면 휜코가 덜 부각돼보이게 할 수도 있다고는 하는데
코에 보형물을 넣고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드네...
그래서 더이상 코를 건드리지 말아야하나 그런 생각이 커지는 상황이야.
지방에 살아서 서울 올라가서 그동안 마음의 짐을 담판? 짓는단 생각으로 갔던거라
상담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고 한 치의 미련도 남지 않도록 궁금한 건 싹 다 물어봤는데
그럴수록 내가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이 들며 공허해지더라고.
사실 다들 알잖아.
외모 컴플렉스로 정신에도 안 좋은 영향이 지속적으로 미치게 되서
성형을 하는 케이스인데도 살짝 현타가 와서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 싶었던거야.
외모보다는 그 사람의 성격 분위기 말투 이런 게 훨씬 중요하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그냥 속이 헛헛하고 그러니 외모에 더 집착하게 됐던 건 아닐까 싶어졌어.
그렇다고 내가 상담만 받고 수술을 전혀 안 한다는 건 아니야.
오히려 나의 숙원사업으로 생각했던 턱끝전진이나 턱 라인 만드는 수술은 고민없이 예약하고 왔고
눈도 재수 고민없이 무조건 해야하는 걸로 여겨지는 반면
코는 비용도 제일 세고 얼굴에 비대칭이 있는데 코만 1자로 만들면 더 어색해질 수도 있어서
불확실한 것을 객기로 도전하기가 참 애매하고
코는 두번이 세번되고 네번되고 그런 경우가 많아서
할까말까 생각이 드니 안 하는 쪽이 맞지 않나 싶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