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하나 해보고 나니
좀더.. 좀더 하고 마약중독자마냥 성형과 얼굴에 집착하게 되더라
오늘 휴대폰 용량정리하려고 사진첩을 보는데
적나라하게 찍은 비슷비슷한 정면셀카가 천장이 넘어가는걸 보고
난 무슨짓을 해도 외모에 만족할 수 없는 인간임을 깨달았다
오히려 얼굴에 칼을 대고 건들면 건들수록
외형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더라
이젠 익숙해진 공허함과 불안감은 성형으로도 고칠 수 없고
난 나를 죽을 때까지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살 수 없다는걸 느꼈다
어릴 적 외모로 오랜 시간 왕따당하고
지금에 와서야 친구가 생겼지만
내 열등감은 고쳐지질 않아서 친구들의 외모, 재력, 스펙 등을 보며 질투로 속앓이를 하거나 우월감을 느끼고
참된 우정을 나누지 못 한다
형제도 없이 늘 외로웠으나
이 외로움을, 비교를 통해 얻어낸 더러운 우월감으로 애써 달래왔다
공부건 무엇이건 간에
내가 남들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늘 그래왔다
지금와서 느끼는 거지만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월감은
결국 비교를 통한 열등감, 자괴감으로 이어진다
누가 더 잘났나를 따져보는건 인간의 본능이지만서도
기본적으로 마음 속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비교질을 하기 시작하면
고독과 자기혐오의 수렁으로 빠지기 엄청나게 쉽더라
내가 하고싶은 말은
'무조건 성형 하지마' 가 아니라
내 가치는 내 자신이 정한다는걸 니들이 알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남들과의 비교로 스스로의 가치를 결정내리다보면
마지막엔 끝없는 집착, 허기, 외로움, 자괴감만이 남는다
성형의 목적은 최종적으론 <행복한 삶>이여야 하는데
외형적인 변화만으로 내적 평화와 안정감을 얻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성형하고 얼굴 달라진다 한들 인생이 갑자기 꽃밭으로 변하진 않는다
내가 활동하는 학교, 직장, 사회가 그대로인데 얼굴만 변한다한들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질 못 한다
까고말해, 성형으로 얼굴 갈아엎어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 외모는 되기 힘든게 현실이라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상상의 미적기준을 쫒아 성형중독의 낭떠러지로 굴러가기 십상이다
이런 말들 부질없는거 알지만서도
성형으로 외모콤플렉스, 트라우마, 상처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은
그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가지 않도록, 성형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서 마음을 추스렸으면 좋겠다
성형은 되려 콤플렉스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
취미를 갖고, 무엇보다 사람을 자주 만나보자
니가 히키라면 상담의나 심리전문가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거울에 딱 붙어서 쉴새없이 어디어디 고쳐야겠다 이러지 말고
그럴 때마다 잠깐, 한 10분 정도라도 조용한 장소에서 명상하듯 내 내면을 가만히 지켜보자
비교하지 말고, 내 외모를 품평하지도 말고
그냥 내 삶과 행복에 대해 문과감성을 가지고 철학적 사유를 가만히 해봐라
외모집착 그 자체도 마약이다. 성형만 그런게 아니다
중독되지 않도록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