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코 ><수술코><제거 4일 후><오늘 9일 차 >아직 붓기나 완전히 자리잡으려면 멀어서
후기를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지만
전체제거를 앞두고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될까 싶어 올립니다.
* 첫 수술 : 2012년 (8년 전)
* 모태코 : 약간 매부리, 콧대 높음, 휜코
- 코 막힘 개선을 위해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하면서
코 끝을 남는 비중격으로 살짝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다 하여
수술 후 코 끝이 딱딱해지고 부자연스러워지는 기본적인 변화도 모르는 채로
이비인후과 겸 성형외과에서 수술했습니다.
* 수술법 : 비중격만곡증 + 매부리 살짝 갈기 + 펼침이식 + 코끝과 비주에 비중격 및 귀연골 + 알로덤
* 제거 사유
1. 수술 후 코 끝이 딱딱해지고 이물감, 압통
2. 전혀 개선되지 않은 코막힘
3. 수술했다는 죄의식과 수술한 티가 너무 나는 코모양
- 처음에는 코 모양이 자연스러워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얼굴살이 빠지고 코 피부가 얇아지는데
코만 뾰족하게 우뚝 서 있어서
나중엔 누가 봐도 수술한 코처럼 보입니다.
당장은 코가 예뻐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100% 오는 결과라 생각해요. 변형이 무조건 옵니다.
게다가 무보형물은 콧대는 건드리지 않고 코끝만 올리는 거기땜에
콧등과 코끝 사이의 경계쪽이 매끈할수가 없어서 부자연스러운 각이 생깁니다.
- 사람들을 만날 때 내 코만 볼까싶어 굉장히 신경쓰이고 위축돼고 스트레스 받음
남자친구들이 얼굴 만질때도 코가 돌덩이처럼 너무 딱딱하니
너무나 신경쓰임
- 몇 번이고 제거하고 싶었지만 그 당시는 제거 전문병원이란것도 많이 없을 때고
이왕 한 번 건드린 거 괜히 또 건드렸다가 더 문제가 생길까 두렵기도 해서
몇 년을 참다가
최근 한 겨울에 갑자기 코에 압통을 느껴지고 염증인가 싶어 계속 코에 신경을 쓰니
두통까지 와서
그때부터 성예사에 들어와 미친듯이 제거 잘하는 병원을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 상담
- 상담은 원래 수술했던 병원1, 성예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제거 3대장중 강남에 위치한 2곳 / 총 3곳에서만 상담 했습니다.
원래 여기저기 물어보고 발품 파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 많이 안 받았습니다.
1. 원래 수술 병원 : 그새 더 유명해졌는지 의사선생님 얼굴 보기도 힘들었고 수술 및 상담 환자가 진짜
바글바글해서 제거하러 온 저는 그닥 신경도 안쓰더군요.
무보형물이고 염증날 확률 0퍼센트인데 왜 제거하려 하냐는식
바뀐 실장도 다른 수술환자들 보느라 바쁜지 저를 귀찮아하는게 역력했고
여하튼 탐탁치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2. A병원 : 상담비 만원이나 내고 두 번을 방문했고
장점은 제 코가 오른쪽에 펼침이식을 대놨음에도 불구 왼쪽콧등이 기형적으로 불룩했던 모양에 관해 짚어주신 점.
코에 느껴지는 압통과 두통은 심리적 요인일거라고 말해주신 점 (실제로 그 말 들은 후부터 압통과 두통이 사라지더군요.
심리적 요인도 크다고 느꼈어요)
단점은 확신을 주지 않으신 점. 이 부분에 대해 신중하고 양심적이란 평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내 코를 맡겨도 되나 싶은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고
무보형물이고 염증이 없으면 굳이 제거를 해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신 점
제거 후 모양에 대해 개런티 할 수 없다고 하심
제거 후 코 끝 딱딱함도 개런티 할 수 없다고 하심
3. B병원 : 사실 이 병원은 첨에 생각도 안했다가 가게 되었는데
들릴 코가 아니라고 말해주셨고
모태코 사진과 수술코 사진, 수술일지를 모두 들고 갔는데
보시고는 대충 제거 후 모양이 어떻게 나올지 말씀해주신 점
수면마취에 사고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있었는데
마취전문의를 추가금 내고 따로 부를 수 있는 점
저의 우선순위는 제거 후 미용적인 부분이 1 순위였고, 3월 안에 제거를 꼭 해야했기에
더 끌지 말자 싶어 예약했습니다.
* 수술
1일차(수술당일) : 12시간 금식 후 병원 방문
첫 수술땐 아무 생각없이 잘만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수면마취 중 사고가 날까 너무 공포스럽고
여러가지로 예민한 상태로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수술 전 준비(코털 제거, 얼굴 소독, 코에 산소호흡줄 꽂기 등)를
맨정신인 상태에서 진행합니다
굉장히 긴장되고 예민한 상태에서 맨정신으로 받으려니 조금 힘들었어요
수술준비해주시는 분들이야 매일 하는 일이니
기계적으로 닦고 깎고 꽂고 하시니깐 좀 아프고 불편한 순간도 있었고
차라리 마취 후 해줬음 좋겠다 싶기도 했는데
최대한 마취시간을 줄이려고 그런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마취과 선생님 오시고
원장선생님께서, 환자가 마취에 대한 공포가 크니 잘 부탁한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시는게 들려서
굉장히 안심되고 고마웠습니다.
마취약을 굉장히 천천히 조심스럽게 넣어주셔서 평소 수면내시경 하거나 할때보다
천천히 잠이 들었습니다
1시간 10분 정도 걸렸고
마지막 봉합할때 무조건 깨우시기 땜에 일어납니다.
수술 끝나고 바로 회복실로 가지 않고 5분? 정도 더 누워있던 것 같은데
춥고 불편하고 마취는 덜 깨서 어지러웠네요
콧 속에 솜을 박아넣고 부목을 한 상태며
코에 한 부분마취때문에 윗니과 입술에도 감각이 한동안 없어서
밥 먹기도 힘들었습니다
밤에는 통증때문에 처방받은 약 외에도 타이레놀을 추가로 더 먹었고
입으로 숨쉬는 게 너무 고통이라 잠을 자다깨다 못 잤네요
첫 수술때와 달리 코 밑으로 코피가 계속 흘러서
그게 젤 불편했어요 ㅠㅠ
2일차 : 역시나 코를 막아놔서 음식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너무 힘들었어요.
코는 터질듯이 부어 있었습니다.
3일차 : 병원가서 콧속 솜과 부목 제거. 이날부터 좀 편해졌습니다.
코 제거하는 분들은 딱 3일만 참으면 살만해집니다.
4일차부터는 시간이 굉장히 잘가기 시작했으며 (살만해지니깐...)
4일부터 큰 붓기가 눈에 띄게 빠지기 시작합니다
비주부분 실밥 제거했고, 코 안쪽으로 녹는 실밥이 아직 남아있네요.
* 전체제거 후 변화
저는 제거 후에도 미적인 부분을 포기할 수 없어서
기능적인 부분은 기대도 안했고, 원장님도 코막히는 부분은
개선될수도 안될수도 있다 하셨는데
제거 후 신기하게도 늘 막혀있던 오른쪽 코가 뚫렸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오른쪽에 펼침이식 대놓았던걸 제거하면서 좋아진게 아닐까 하는 추측인데
원장님께 여쭤보니 그럴 수도 있다고만 하시더라구요.
모양은 예전의 인위적으로 뾰족했던 코 끝이 사라져서 너무 좋고
전체제거를 했음에도 높은 코가 유지되어서 너무 신기하네요
지금도 사실 수술한 코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일단 전부 제거했으니 심적으로는 편안합니다.
모양은 맨 처음 수술 때 제가 원했던 코 모양이 이제 나온 느낌?
걱정되는 부분은 점점 코 끝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이제 더 이상 안 떨어졌음 좋겠는데
코 끝만 이 상태로 유지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네요.
* 마지막 하고 싶은 말
사람들이 괜히 코는 건드리는게 아니다 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세상에 자연스럽고 티나지 않는 수술코는 없습니다
수술한 코는 무조건 티가 날 수 밖에 없어요
저도 처음엔 자연스럽다고 티 안난다고 좋아했어요.
시간 지나면 백프로 점점 더 티나구요 모양도 계속 변형됩니다
어릴 때야 그 인위적인것조차 화려하고 예뻐보일지 몰라도
나이들면서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게 최고라는 것...
이건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르겠지만요
특히 자연스럽고 부작용이 없다고 해서 쉽게 무보형술 코끝 수술 계획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제 글 보고 제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셨음 해요
저는 제 가족, 혹은 나중에 제 자식이든 누구건
다른 성형은 몰라도 코 수술한다면 진짜 뜯어말릴거에요...
그리고 제거 앞둔 분들...너무 불안하거나 걱정하지 않으셨음 하고
모두 제거 잘 되셔서 원래의 코 되찾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