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네글라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미국에서 또 발생했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이나, 현재로선 비강을 수돗물로 세척한 후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사례는 작년 미국 전역을 통틀어 3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 그러나 아메바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약물이 없어 치명률이 높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코점막을 통해 몸속에 들어와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감염 초기엔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다가, 뇌에 도달한 아메바가 면역세포와 싸우기 시작한 후에야 몸이 뻣뻣해지거나 등이 굽는 등 뚜렷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암포테리신B 등의 항생제로 치료를 시도할 순 있으나, 효과가 미미해 감염된 환자 대부분이 사망한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코점막을 통해 인체로 침투하므로, 아메바가 있는 물이 콧속에 들어갔을 때만 감염된다. 코마개를 제대로 했다면 아메바가 서식하는 물에서 수영해도 감염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을 마시고 감염될 가능성 역시 없으며, 인체에 들어온 아메바가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겨 가 연쇄 감염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으로 한국인이 사망한 첫 사례가 작년 12월 보도됐으나, 감염 자체가 국내에서 일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사망한 환자는 태국에서 4개월을 머물다 귀국한 후 뇌수막염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감염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을 뿐, 한국에도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서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7년 7~12월 국내 주요 상수원수에서 채취한 52개 시료 중 6개(11.5%)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DNA 염기서열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2018년 미생물학회지에 실렸다. 지구 온난화도 그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 수온이 높아지며, 고온을 선호하는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46/0000058816?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