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수술한 지 이제 겨우 12일차 됐어.
원래 복코에 콧대가 낮은 코였는데 난 그냥 신경 안 쓰고 잘 살았거든? 그런데 주위 친척 어른들이 내 코는 코수술을 꼭 해야 한다면서 돈도 대신 내주시겠다는 거야.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뭐해서 그냥 했어..
부작용 같은 거도 잘 안 알아보고 주위 친척들도 코수술한 줄 알고 그냥 믿고 내 코에 실리콘도 넣고 귀 연골도 넣고 비중격연골도 빼서 넣었어.
그런데 나보고 수술하라고 했던 친척들 모두 코수술을 안 했다는거 뒤늦게 알고 솔직히 너무 원망스럽고 내 처지가 절망스럽더라. 병원도 손품 발품 안 팔고 친척어른이 가자는 대로 가서 그냥 거기서 했는데 상담도 진짜 내 의사 없이 자기들끼리 그냥 결정이 나버렸더라고. 난 수술 끝나고 나서도 내 코에 비중격 썼는지도 몰랐어. ㅋㅋ
하여튼간에 수술 마치고 그 날 저녁에 인터넷으로 붓기 언제 빠지는지 검색하다가 청천벽력같은 부작용 관련 글을 봤어.. 구축이나 코 무너짐, 염증, 실리콘 비침, 등등 너무 많은 부작용이 뜨는거야. 진짜 그날부터 맨날 울면서 밤새 부작용 글 찾아보고………. 한 일주일은 진짜 지옥이었어.
우리 부모님 친구가 의사셔서 전화로 물어봤는데 염증만 안 나면 죽을 때까지 내 코라고 하더래. 그런데 염증이 어떻게 올 지 모르는거 아냐?
누구는 평생 몇십년동안 자기 코처럼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얼마 되지도 않아서 부작용으로 구축 오고 돌이킬 수 없다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어. 누구 붙잡고 속 시원히 물어볼 데도 없고.
수술받은 원장님한테 제거하면 내 코로 돌아올 수 있냐고 물었는데 콧대는 많이 낮아지고 코끝은 제거하면 무너질거라네.
수술 자체는 잘 됐어. 복코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는데 오히려 역간 복코인게 자연스럽고 약간 위안이 돼. 옛날 모습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하지만 붓기가 거의 빠지고 마음도 다잡은 지금도 가끔가다 울컥 마음이 힘들어지네. 밤이 되면 더 심해서 안 그래도 예민한 성격인데 더 예민해졌어.
코수술 받을 사람은 멘탈이 진짜 좋아야 하나봐. 난 내 옛날 얼굴이 그리워. 나처럼 날림으로 수술받는 사람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어. 진짜 지옥같으니까.
제발 누가 위로해줬으면 좋겠다. 염증 없이 부작용 없이 잘 살 수 있다고…. 제발.. 너무 외로워.
그런고 다 감안하고 수술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있던데 난 진짜 몰랐어……. 내가 멍청했던거지.
이젠 그냥 포기하고 살아. 부작용으로 코가 일그러져도 받아들이려고.. 내 얼굴이 내게 아니고 잠깐 몇십년동안만 맡아둔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저금 편해지더라. 죽으면 내 껍데기는 중요하지 않잖아. 당장 몇십년 뒤 할머니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고. 그 때되면 부질없어질 얼굴이라고 맨날 되뇌면서 살고 있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