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선정한 순서>
0. 부산 서면에서 4곳 발품 팔았는데 다 ct, 코 내시경도 없이 상담하길래 서울 가기로 마음 먹음.
1. 성예사에서 많이 언급되는 병원명 모으기
2. 성형앱 2종에서 후기 사진 보고 내 추구미랑 안 맞는 병원 거르기 (문구는 안 보고 사진만 봄)
3. ㄴㅇㅂ카페(성형 후기, 부작용 관련) 3종, 각종 지도앱 리뷰에서 부작용 글 올라온 병원 거르기
4. 병원 찾아보는 과정에서 유튜브로 공부 좀 하니 "나만의 수술 플랜"이 세워짐. 그래서 걸러둔 병원 중에서도 비개방 수술하는 곳, 이비인후과 전문의 있는 곳만 추림.
5. 그렇게 3곳 상담 가기로 결정
<앞서 말한 나만의 수술 플랜>
기능코+코끝연골묶기+연골재배치.
무보형물 고집했던 이유: 개인적으로 나는 평생 얼굴에 이물질을 넣고 살자니 찝찝할 것 같았음. 평생 코에 충격 갈까봐 노심초사하며 살 것 같았음.
콧볼축소도 고민하다가 흉이 남는다길래 우선 코끝 수술 해보고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음.
누구나 계획이 있다... 펀치 맞기 전까지는...
<상담 내용>
병원1 (논현역)
대기하면서 포트폴리오 보는데 원장님과 내 추구미가 다르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음. 성예사에서는 자연스럽다는 평 받는 곳이었으나 내 기준에는 부담스러웠음. 원장님께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부탁드리니 처음엔 다들 그런 마음으로 상담 받는다고 하심.
펀치1: 코끝만 올리는 건 불가하고 콧등도 같이 올려라고 하심.
기능코 굳이 안해도 되겠다고 하심. 무보형물 원했는데 실리콘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하심. 코바닥 축소도 권유하셨는데 콧볼축소랑 차이점을 모르겠더라. 내가 더 공부해야겠다고 느꼈음.
금액은 천만원 이상.
병원2 (신사역)
웹사이트 보니 원장님 철학도 좋았고 결과물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제일 기대 많이 하고 간 병원. 여기서도 기능코 안해도 되겠다고 하심.
펀치2: 여기서도 실리콘 강력 추천하심. 나의 경우, 연골묶기와 재배치만 하면 코끝이 둥글게 커질 거라고 하심. 이때부터 혼란스러워졌음. 병원1에서 실리콘 권유할 땐 그러려니 했는데 실리콘 잘 안 쓰시는 이 원장님마저도 실리콘 추천하시니 내가 세웠던 수술 플랜이 잘못됐다는 게 입증된 느낌.
샘플 실리콘 만져보게 해주시고, 핀셋으로 코끝 잡아서 수술 후 예상 모양 보여주시고, 원장님 혼자서 삼사십분을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시는 정성이 좋았음.
금액은 500만원대.
병원3 (신논현역)
기능코 안해도 된다고 하심.
펀치3: 이로써 기능코 수술은 물건너감. 평소에 코막힘이 심해서 상담 가면 기능코 무조건 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비개방 수술하시는 줄 알고 찾아갔으나 막상 상담 중에는 비개방에 대한 얘기 없었음. 나도 지쳐서 더 안 물어봄. 유일하게 실리콘 권유 안하셨는데 애초에 원장님 스타일이 병원1, 2와 다르게 '환자 요구사항>본인 미감'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음.
금액은 300만원대.
병원1~3 직원들 친절도는 다 비슷. 무례하지도 않고 엄청 친절하지도 않고 딱 사무적. 수술 압박도 모두 없었음. 시설 다 깔끔.
<느낀 점>
- 환자 요구에 맞춰주는 원장님보다 얼굴 척 보고 이거, 이거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시는 원장님 스타일이 개인적으로 더 믿음이 갔음.
- 병원1, 2에서 실력 좋다는 후기 넘치는 원장님 두 분이 실리콘 강추하시니 실리콘 권유 받고서 기가 꺾임. 병원에서 내 얼굴 사진 찍고 스크린에 띄워둔 거 계속 보니까 내 코가 그렇게 나쁘진 않다 싶고. 기능코 할 필요 없다고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니 수술할 명분도 줄고. 당장 20년 예쁘게 살지, 자연스럽게 늙는 할머니가 될지 고민해보니 나는 후자인 듯. 성예사 보면 확신에 차서 수술하고도 후회하는 사람들 있는데 나처럼 결단이 안 선 상태에서 수술했다간 큰 실수할 것 같고.
- 근데... 좀 더 생각해보니 방법이 하나 남아있었음. 바로 콧볼축소. 애초에 코끝 수술 마음 먹은 것도 코끝 올리면 코가 덜 넙적해보인다는 말 때문이었는데, 코끝을 못 올리게 생겼으니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콧볼축소가 떠오름. 코끝 연골 공부 한참 했으니 이제는 콧볼축소 부작용 알아보고, 괜찮다 싶으면 손품 팔아보려고. 마음이 계속 오락가락한다.
다른 지방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날 하루 빼서 서울 올라가서 발품 파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런 조급함에 너무 성급하게 결정 내리지 않으면 좋겠음. 나도 이번에 성과 없는 서울 투어였음. 근데 소득이 아예 없지는 않음. 내가 공부해간 걸 바탕으로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것만으로도 만족함. 시간이 많이 들긴 하겠지만 이제 더 공부해서 또 발품 팔면 됨.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