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8~9년 전 페이스오프 수준 수술을 한 사람 = 양악, 윤곽3종, 눈, 코(대+끝+절골), 턱밑지방흡입
만족하고 살다가 10년쯤 지나니 다시 스멀스멀 외모 컴플렉스가 올라와서 눈+코성형(+윤곽, 팔자주름) 결심. 이에 성예사에 있는 글을 열심히 읽고 병원 16군데를 발품팔았다.
16군데의 병원 중 1000만원이 넘는 성형견적을 낸 곳도 여럿 있고, 단호하게 하지마라고 하거나 최소한의 수술만 권한 병원도 있었다. 6군데의 병원만이 수술을 만류하거나 최소한의 수술을 권했다.
솔직히 환자가 스스로 하고 싶다는데 수술을 권하는 게 나쁜 건 아니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윤을 포기해가면서 외모강박에 갇힌 나를 일깨워준 의사분들은 정말 잘 되셨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1. 디에이 김현주 원장님
"유행타는 코 모양 따라갈 필요 없습니다. 지금도 안 이상해요"
"눈도 쌍수만 하세요. 비절개로"
내가 온갖 비싼 수술들을 다 원했음에도 왜 그런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웃으시면서 쿨하게 설명해주심. 친근한 형 같은 느낌.
2. 프리미어 장유진, 최항석 원장님
최항석
"코는 하지 마세요. 귀족수술도 안 어울릴 거에요"
장유진
"눈도 굳이 안 해도 되겠습니다. 하더라도 쌍수만"
"40대 되시면 그때 이마거상 하세요"
두 분 다 진심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뭐가 좋은지를 추천해주시고, 자기 병원에서 하지 않는 수술이라도 권해주셨다.
3. 김한성성형외과 김한성 원장님
"눈 하시면 느끼한 인상 됩니다. 하지 마세요"
눈재수술 전문병원임에도 눈수술을 거부하심. 이윤을 포기하면서 환자 외모를 걱정해주신 분. 다른 병원은 앞트임 뒤트임 사방트임을 추천하기도 했는데 꿋꿋이 소신발언.
4. 코원 김형택 원장님
"코는 이미 최선의 상태입니다"
"미미한 효과를 위해 재수술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코재수술 전문병원임에도 코수술을 거부하심. 역시나 이윤을 포기하면서 환자의 외모를 걱정해주신 분이고, 다른 병원은 코 보형물 교체, 콧볼축소, 늑연골 사용까지 모두 추천했지만 이 분은 소신발언 하심.
5. 아이원 박병주 원장님
"눈썹과 눈 사이가 이미 좁습니다. 눈 수술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최소 40세가 넘으신 뒤 이마거상은 괜찮습니다"
이윤을 포기하면서 수술을 말린 것은 물론, 자신이 하지 않는 수술도 추천하고, 눈수술과 다소 무관한 이런저런 질문에도 친절하게 하지만 신중하게 답변해주심. 만난 의사분들 중 가장 차분하고 사려깊은 분이었음
6. 오브제 이경묵 원장님
"코 하지 마세요. 나아질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눈도 눈매교정은 뺍시다. 쌍수만 해도 됩니다"
눈과 코를 모두 수술하고 싶다는 환자에게 쌍수 이외의 모든 수술을 만류하신 분. 역시나 이윤을 포기하고 환자를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주셨음.
총 16개 병원 19명의 의사분을 상담했고, 모두 친절하셨다. 하지만 그중에도 위 6개 병원 7명의 의사분은 모두 잘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썼다.
안 해도 될 수술을 해버린다면 아무리 잘 되어봤자 손해다. 위 의사들은 안 해도 되는 수술은 안 하는, 외모에 도움이 될 수술만을 하는 의사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