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남자임.
벌써 한 5년도 넘은거 같은데..
그분은 우리 회사에 알바형식으로 몇개월 단기계약식으로만 근무했던 사람으로 기억..
나랑은 전혀 관련없는 부서여서 첨엔 관심없다가 어떻게 우연찮게 사내에서 몇번 보다보니 괜찮아 보이더라고..
그래서 은근슬쩍 말도 몇번 걸어보고 굳이 볼일없는데 그분 있는 부서에 찾아가서 괜시리 업무인척 아닌척 넌지시
아는척 하기도 했거든ㅋ
근데 나도 참 눈치도 없는놈이지. 사실 이 여자가 나한테 별 관심도 없는게 딱 보이는데 그땐 바보같이 그것도 모르고
걍 무리하게 말걸고 그러니까 내가 점점 더 부담스럽고 싫어하고 있었을거야;;ㅋ
하필이면(?) 당시에 여자한테 번호도 따여보고 어디가면 잘생겼단 말을 좀 들어서 건방짐이 과했나봐..
그리고 여친이랑도 헤어진지 딱 시기적절하게 1년정도 됐던..
암튼 결정적으로 그분한테 혹시 시간되시면 밥이나 커피 같은거 같이 할수있냐고 물어봤는데
당연히 그분은 난처해하며 거절했고 나는 나름대로 부담안주려 했던게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급하게 수습하려다보니 더욱 헛소리만 지껄이다가 요즘말로 고백"공격"이 되버림;;ㅋㅋ
그리고 정말 창피하고 쪽팔리고 허탈한 마음에 도망치듯 그자리를 빠져나왔고
그날 하루종일 "내가 왜그랬지,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그랬으면 안되는데" 하고 자책하면서
한편으론 그분한테 너무 죄송한 마음만 커지더라.
당연히 나는 걍 마음접었고 며칠 시간을 두고 나중에 정말 죄송했다 한마디만 꼭 하고싶었는데
왠걸.. 이분이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퇴사를 한거야;;
당연히 내 멍청한 트롤짓때문에 퇴사를..
나는 설마설마 인터넷에만 보던 뭐 직장내 고백괴롭힘 이렇게 생각하고 퇴사 하는거아냐??ㅡㅡ.. 하며
혼자 농담식으로 생각했는데 그일이 실제로 일어남ㅋㅋ
암튼 며칠 보이지 않길래 저게 현실일까하고 불안한 마음이 생기긴했는데 우연히 퇴사한걸 알게되니
순간 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보이고 비참해보이고 없어보이더라.. 머릿속도 하얘지면서 사고가 제대로 안될정도였음ㅋ
1+1 물어봤어도 5라고 대답할뻔
저분이 잘못한거 하나도 없고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람 마음에 들어하는게 잘못된것도 아니긴 하지만
저 사건 이후로 자존감 회복이 잘 안되..
어떤날들은 남자건 여자건 분명히 나를 좋게보지 않을거야하며 일어나지도 않은일을 스스로 상상하며 자책하기도 했고..
이게 PTSD가 온건지 아직도 저분이 나때문에 퇴사를 했다는 죄책감도 있고
한편으론 정말 내가 얼마나 못난놈으로 보였으면 퇴사까지 해야했을까 하는 생각에 더 의기소침해지더라.
그리고 사실 밥먹자고 한게 딱 한번이라서 껀덕지도 없긴하지만
그래도 그분한테 고마운건 사내 고백공격 했다고 신고하지 않은걸 다행으로 생각하는 내가 참..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