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5고, 남자는 32야.(참고로 난 연상이 취향이라서 나이 차이는 상관없음)
매니저 통해서(소개팅 어플) 주선 받음. 원래는 그냥 가입만 해두고 이용 안 했어. 근데 매니저가 나한테 호감 보낸 남자라고 계속 소개받을 생각 없냐고 연락이 왔었어. 거절할까 하다가 술도 거의 안하고, 담배도 안 핀다고 하고 한여자만 바라보고 키186이라고해서 호기심에 승락했음. 외모는 최근에 돌아가신 가수 최성봉 닮았고.
근데 만나기 전부터 남자가 너무 부담을 주는 거야. 카톡할 때도
아 월요일이라서 힘든데 00씨 덕에 힘나네요!
00씨가 힘내라고 하니까 기분 좋아요
00씨가 칭찬해주니 완전 좋은데요??
00씨랑 톡하니 야근도 안 힘들어요!!
00씨 사진 보니까 너무 예뻐요 인풀루언서 같아요!
몸매가 좋아서 저 모델인줄 알았어요 이렇게
아직 만나지도 않은데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계속 칭찬만 연거푸 퍼부으니까,
그냥 연애가 하고 싶어서 저러는 건가 싶더라....
알고 보니 20후반에 연애 짧게 1번 한게 다라서(사실상 거의모쏠) 여자에 대해 모르는게 많고
주도하는 법을 모른다고 했음. (나는 연애 경험이 3~4번정도 있었고)
그리고 소개팅 당일 날이었어.
나는 풀 메이크업하고 옷도 잘 차려 입고 구두 신고 잘 갖춰 입었는데
남자는 그냥 흰 면티에 검정 슬렉스 운동화 신었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패션테러짤은 아니지만, 소개팅인데 너무 성의 없는 옷차림이더라...
그리고 내가 카리나, 장원영이 아니니까 차은우같은 비주얼은 원하지도 않음.
그래도 외모도 소개팅에 맞게 최소한의 꾸밈 정도는 있어야 하잖아. 그냥 선크림만 바르고 왔더라.ㅋㅋㅋ
얼 굴보니 수염 자국도 있었고, 눈썹이나 머리 정돈도 안되어 있었음.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너무 실망스럽더라...
대화할 때도 내가 거의 주도 했거든. 그마저도 남자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뭐라 말하는지 못 들어서
되물어야 했음... 대화 내용이 다 기억 안 나지만.. 얘기하는 내내 32살이 아니라 22살과 소개팅 하는 줄 알았어...
진짜로 나이가 어리면 어리니까 옷이나 외모도 못 꾸며도 이해됨. 근데 7살 연상 남자와 소개팅하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니까 진빠지드라.. 또 집안 애기도 가볍게 했는데 집안이 종가집이라 제사 많다는 게 제일 거슬림...
마지막으로 혹시 몰라 내가 밥값은 다 계산했어.
근데 매장 나오는 길에 차온다고 두 번이나 손으로 내 어깨 끌어안더라... (위험한 상황도 아니였음)..
첫 만남이고,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낯가림 심하다는 사람이 어떻게 여자 어깨는 잘도 만지는지..
아무튼 남자는 계속 밥 사준다고 에프터하는데.. 고민 된다.
나는 남자 키 안봐서 186이든 176이든 상관없음.
그래도 술담배 안하고, 착한 성격 같아서 그냥 끝내긴 뭔가 아까운데 어쩌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