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척은 아니지만
내 또래들보다 연봉이 높은데 워라밸도 좋아서
휴가도 많고, 항상 퇴근하고 집오면 6시야.
해외에서 주재원 생활하고 있어서 더 자유롭기도해
해외 주재 수당이랑, 주택 지원, 운전기사 지원도 있어
한달에 최소 한번 이상 비행기타고 주변나라 여행하고
먹고싶은거 다 사먹고, 사고 싶은거 다 사도
한달에 최소 400만원은 저금하는 편이야.
아니, 저금이라기 보단.. 하고싶은거 다 하고나면 저 돈이 남아서 그냥 통장에 모여.
근데 뭘 해도 재미도 없고 만사 귀찮다.
친구들한테 얘기해봤자 너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니까
입 닫고 사는데..
해외 사는게 그렇게 녹록치는 않은거 같아.
공허하고 텅빈 마음이 드는데, 여기있으면 일년에 적어도 5천만원은 모이니까 돈때문에 이 외로움을 참고 지내는거같아.
한국엔 일년에 네 번정도 가는데.. 갈때마다 사람에 치여서 꽉낀 지하철도 너무 좋아. 나랑 비슷한 얼굴을 한 사람들이 있어서 뭔가 다들 나랑 연결된 느낌을 받아.
딱히 가족들이랑 친했던것도 아니라서 한국에 누군가가 무진장 그립고 그런건 아냐. 근데 그렇다고 이 나라에 온전히 소속된게 아니니까 좀 슬퍼
여기서도 한국인 비롯해서 외국인 친구들 많이 사귀었는데, 다들 나처럼 일하러 온 애들이 대부분.
근데 다들 1~2년 체류하다가 다 귀국해버리니까
친해지면 헤어지고 이거 반복하니까
이젠 그게 상처가 되어서
이젠 사람 사귀는것도 싫고 그래서 혼자 있게되는거 같아
다들 돌아가서 나만 또 여기 고인물처럼 남아서 덩그러니. 요새 친구들 송별회 한다고 한달에 한명 이상은 귀국하는데… 올해 거의 다 본국 들어가는 분위기라서 싱숭생숭하네
난 돈 많은 집이 아니라서 다시 한국 돌아가면 이만큼 편하게 살면서 돈 못 모으니까 돌아가는게 두려워
근데 돈때문에 청춘을 이렇게 혼자 보내야하나
마음이 공허하니까 먹지도 않으면서 배달음식 미친듯이 시키고 냉장고에 채워놓고 썩을때까지 먹지도 않아
그냥 냉장고가 비어있으면 아무도 나 안챙겨주는거 같아서 마음이 비는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