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강박, 탈코르셋에 대한 아래와 같은 글을 공유합니다.
대학생 전유나(24)씨는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때는 우리처럼 꾸미는 사람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고 남의 외모에 대한 언급 자체를 상당한 실례라고 여겼는데,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머릿속은 온통 다이어트, 화장,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 차게 됐다”며 “생각해보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압박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나를 불편하게 하는 화장, 옷, 머리 등은 굳이 하지 않는다’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 적용한다.
“원래도 화장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탈코르셋 운동을 접하고 외모에 큰 가치 부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하면서부터 ‘아 이거 불편한데’라는 생각이 들면 안 하기로 했어요. 머리를 자르는 것도 예전에는 백 번, 천 번 고민 끝에 했다면 지금은 원하면 바로 잘라요. 그동안 내가 얼마나 꾸미기에 집착했는지, ‘좀 꾸며라’는 친구들의 핀잔이 얼마나 무례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탈 외모강박’을 외치는 이는 모두 여성이며, 이들의 분노한 목소리는 특히 ‘탈코르셋’ 운동으로 비화하고 있을까. 학계의 분석은 외모강박이 남녀불문의 문제인 동시에 ‘압도적으로 여성의 문제’라는 것이다. 엥겔른 박사는 “세계적으로는 85~90%의 성형수술과 시술이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여성과 남성은 외모강박에 있어서는 시스템적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서식스대 연구에서 여성과 남성 수십 명에게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게 한 결과, 모든 남성 참가자는 자신의 몸이 지닌 능력에 대해 논하지만, 여성 중에 그러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례도 소개한다. 모든 여성 참가자는 조각조각으로 나눠 자신의 몸의 모양, 즉 외모에 대해 의식하고 논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특별히 허영심을 가진 존재라서가 아니라 남성보다 유독 여성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이 언제든 내 외모를 평가하고 있다는 인식을 내면화했고, 이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감시하고 모니터링해왔다는 것이다. 미국의 남성 정치인은 받은 적 없는 노메이크업 상태에 대한 외모 비난을 힐러리 클린턴이 당해야 했던 사례도 언급한다. 엥겔른 박사는 “여성에게 행복의 열쇠가 단 하나임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문화 속에서 ‘그것’을 갈망하는 여성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