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수술전에 짧게 글 남기고 갔었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다녀와서 바로 글 남기고 싶었는데 그럴 정신이 없어서 이제 정신차리고 남겨요. 수술회복실에서 글 남기는 분들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증상부터 수술까지 일이 많아서 글이 좀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일단 제 상태를 말하자면,
- 수술시기: 약 14년 전
- 보형물: 실리텍스/고어실리(L자에 가까운, 코끝까지 들어간 보형물) + 귀연골
- 높이: 이번에 CT로 확인해보니 약 3mm정도 되는것 같네요. (정확한 치수는 아닙니다)
- 모태코: 미간이 아예 없고 전체적으로 매우 작은 코. 콧볼이 작고 살짝 콧구멍이 보이나 들창코 수준은 아님.
증상
- 약 6-7개월 전부터 약간 증상발현
- 콧등 중간 뼈처럼 튀어나옴
- 미간부터 오른쪽 콧날 보형물 비침
- 간헐적으로 피부당김과 조임, 누르는 느낌(이런날은 코끝이 살짝 들렸다가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
지난 14년동안 작은 문제조차 없이 너무 편하게 지내서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성예사 글을 우연히 봤는데 그냥 넘겨도 되는 증상은 아닌거 같아 GP를 찾아갔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사는곳은 한국이 아니고 의료시스템도 달라서 이비인후과의 같은 specialist를 찾기전에 GP, 즉 General doctor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너무 자세하면 얘기가 길어지니 이부분에서 궁금하신 분은 따로 쪽지나 댓글 주시면 남겨드리겠습니다.
상담
- ENT specialist (ear, nose, throat에 특화 된 의사) 한국으로 치면 이비인후과에 가깝겠네요.
- cosmetic doctor
저는 이 두분을 추천받고 상담을 했습니다.
먼저 ENT specialist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이분은 성형전문의(Plastic surgeon) 로서도 자격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해외 교민을 위해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앞서 말한 cosmetic doctor와 plastic surgeon은 다릅니다. 현지사람도 그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cosmetic doctor는 미용성형에 특화된 의사이고, plastic surgeon는 재건까지 포함한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입니다.
cosmetic doctor는 재건 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 Plastic surgeon은 cosmetic doctor들이 하는 일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미용성형하시는 분들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ENT
- CT상 염증 소견 X
- 보형물 코끝까지 들어간 것 확인
- 보형물이 오른쪽으로 돌아감
- 구축이라고 진단하기는 아직 어려움
- 코 중간 둥글게 나온부분은 오래된 보형물로 석회화 현상일 가능성
- 보형물 제거시 자가연골은 빼지 않고 보형물만 제거
Cosmetic doctor
- 전반적으로 ENT와 같은 소견
- But, 귀연골도 같이 제거
두분다 공통적으로 말씀하시기를, 사실 첫 성형이 굉장히 잘 된 코라고 하셨습니다. 보형물도 오랫동안 잘 붙어있고, 오른쪽으로 치우친게 뼈 모양때문에 자연스럽게 같이 돌아 간거라고 하셨거든요. 사실 저도 모양은 맘에 들어서 최대한 빼고 싶지 않았고 두 의사 모두 그리 추천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간헐적으로 오는 증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더 지체하면 나중에 더 큰 수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코 제거를 결심했습니다. 두 의사를 다 상담한 결과 미용적인부분보다 제 코 건강에 먼저 중점을 두자는 생각에 ENT surgeon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래도 재건까지 하는 분이니 좀 더 안심이 되기도 했고요.
제가 여기서 상담을 하면서 한국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곳은 절대, 무리하게 성형수술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코 제거 수술후 상실감과 변형에 대해서 얘기할때도 바로 수술하는건 권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유인 즉슨, 재수술을 하기위해서는 코의 치유가 가장 우선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코상태가 안정이 되어야 다음 수술시 보형물의 움직임과 염증, 그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느낀 점이 있다면, 이곳은 아무래도 코를 높이는 융비술보다 큰코를 작게하는 수술이 더 많아서 굳이 사례를 따지자면 한국의사들의 수술경험이 더 많다고 생각은 듭니다.
수술은 약 2시간 수면마취로 잘 끝나서 회복중입니다. 처음엔 경험이 많은 한국의사에게 받고 싶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하네요. 제가 첫코성형때와 어릴적 수술할때 마취에 깬적이 있어서 이부분이 걱정이 됐고 수술전 마취의와 상담하여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의료시스템상 환자보호가 잘되있어서 안심하고 수술받았습니다. 참고로 수술시 마취팀 + 수술팀 해서 총 5~6명있었던것 같고 각팀에 전문의사가 있고, 회복실에선 제가 깨어날떄까지 1.5명의 간호사가 제 옆에서 케어해줍니다. 수술은 2시간이 안걸렸지만 입/퇴원과정 포함 12시에가서 7시에 나왔네요;;
사실 증상이 나오고 한국에 들어가서 수술받고 싶었지만 제가 사는곳은 자국민 해외출국을 막고 있어서 그럴수도 없어서 많이 답답했습니다. 저처럼 한국에 나갈 수 없는 교민들은 너무 힘들어하지 마시고 현지 병원을 알아 보는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굳이 수술까진 아니더라도 직접 의사를 만나 상담하고 진단하면 심적으로도 그리고 수술여부/ 방향을 결정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처음에 삼대장포함 여러군데 온라인 상담도 활용했고, 그중에 한 의사분은 사진까지 보내달라며 무료로 상담도, 그것도 엄청 길게 메일까지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죄송해서 상담비라도 보내드린다고 했는데 안받으시더라구요. 한국가면 그분께 받고 싶었는데 결국은 못가게 되었지만 그분 덕에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이 되었고 지금생각해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여러 의사를 만나보고 그리고 의사를 결정했다면 믿음을 가지라는 겁니다. 의사분들 10년을 넘게 공부하고 실습하고 경험한 분들이십니다. 저도 다른 분들처럼 성예사에서 여러글들을 보고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 졸이다가 안심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사람마다 코 모양도, 상태도 다 다르니 글은 참고만 하시되 너무 휘둘리진 마세요. 그게 심신건강에도 좋습니다. 믿음을 가지세요 여러분!!!!!ㅎㅎㅎ
수술 결과는 아직 1일차라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개방수술했고, 실밥 예쁘게 꼬매 주셨네요ㅎㅎ
코에 깁스를 해놔서 보이진 않지만 살짝 보이는 코끝은 상당히 들려있지만 아직 1일이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지켜보려고 합니다. 실밥풀고 다시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소피2200] 석회화된부분은 아직 의사를 못만나서 얘기를 듣지 못했어요. 다음주에 실밥 뽑으러 가면서 설명들을 예정이예요. 석회화로 의심되는 부분은 콧등쪽인데 가만히 있으면 괜찮았는데 입모양을 ‘오’처럼 아래로 움직인다던지하면 확연히 보이더라구요. 눌러도 아프지 않았어요. 그냥 뼈같은.. 사진 찾아보면 있긴 할텐데 궁금하시면 보내드릴게요. 다만 제가 알고 있기로는 코끝까지 길게 들거간 보형물이라 비중격은 따로 안건드린걸로 알고있어요.
메부리는, 코가 정말 있으나마나할정도로 작은코라 메부리도 없었고 뼈를 건들진 않았다고해요. 수술 전 상담시엔 피막제거는 안한다고하셨어요. 피막또한 생체조직이라 굳이 무리해서 제거하면 피부가 더 얇아질 수 있다고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아직까지는 깁스를해서 만지거나 볼 수가 없어서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네요ㅠㅠ 다음주에 깁스풀고 실밥제거하면 더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제거직후에 코들림이 괜찮았나요? 저는 부목을 짱짱하게 대놔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코가 들린건지 옆에서보면 한없이 들려있어요. 첫날부터 이래서 영 불안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