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제거 1일차 후기는 같은 게시판에 있습니다.
선 4줄요약
1. 모 병원에서 첫 코수술(02/04) 하고 3일 후인 월요일(02/07) 같은 병원에서 코끝 비중격연장술 조기제거 수술 함
2. 조기제거 수술일(02/07) 기준 5일 지난 오늘(02/12) 실밥 제거 하고 옴
3. 현상태 : 코로 숨 안쉬어짐 / 코 찡긋거릴 시 땡기는 듯한 불쾌한 느낌 있음 / 코끝 붓기 있음 / 코끝 위로 들렸으나 첫날보단 가라앉음
4. 실력이 뛰어나신 분이 내 수술을 잘 해주시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악몽같은 1주일이 지났다....
왜 악몽같았냐고 하면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하는 내 습관 때문에.
- 코끝 비중격연골 전체 제거 해달라고 했는데 남아있는 보형물이 혹시라도 있으면 어떡하지?
- 혹시라도 비중격연골을 왕창 떼 버려서 남은 양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안장코가 되어버리면 어떡하지?
- 기능 코수술도 잘못하면 빈코증후군 같은 부작용 생길 수 있다는데 내가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위의 세 가지 걱정이 그동안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사실 실밥 풀고 온 오늘도 위의 세 가지 걱정은 남아있다.
첫 번째로, 수술기록지를 받아서 읽어보니 코끝 비중격연장술은 제거 후 비중격연골 안쪽에 남겼다고 되어있었다.
찰나같던 원장님 경과 확인 시간에 여쭤보니까 코 끝 튀어나온 부분을 잘랐다고 말씀하였다.
코 끝까지 비중격을 연장하기 위해 연골을 덧대어 이식한(즉 연골이 겹쳐진) 부분을 제거하지 않고 남겼다는 말씀이신 것 같다.
수술기록지에는 오른쪽에만 연장이식을 했다고 적혀있으니 아마 내 비중격연골은 오른쪽이 덧대져 있어 왼쪽보다 퉁퉁할 것이다.
물론 얼만큼이나 덧대어 있는 상태인지는 수술기록지에 써 있지 않아 알 수 없다. 이건 다시 원장님께 여쭤봐야겠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원래의 비중격연골에 무엇인가 덧붙여져 있는 상태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막을 통한 혈액공급이 잘 안되기 때문에
원래의 비중격연골이 점점 약해질 수 있다고 한다.
내 경우 (수술기록지에 따르자면) 오른쪽 면만 덧붙여져 있으니 그나마 나은 상태지만, 만약이라도 많이 덧붙여있으면 곤란할 것 같다.
또한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기타 보형물이 있을까봐 노파심에 원장님께 여쭤봤는데 콧 속에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건 성예사 눈팅하면서 환자가 모르는 재료들을 코에 쳐넣고 꿰매버리는 양심 없는 의사들 케이스를 많이 봤기 때문에 여쭤봤다.
하지만 나는 분명 실리콘도 안 쓴다고 했고, 그나마 넣었던 비중격연골도 수술비 별도로 들여 제거했으니 없겠지 뭐...
※ 추가 : 방금 수술기록지를 확인해보니, 코끝에만 비중격연골 넣은 줄 알았는데 콧등? 에도 비중격연골이 들어갔었음
이것도 월요일 제거수술 때 같이 제거하신 것 같은데... 원래 비중격연골을 콧등에 넣는지 궁금함
게다가 원장님이 나는 코가 낮아서 비중격연골도 적다고 하셨는데 콧등에도 비중격연골 넣은거면 대체 얼마나 채취한거지...
갑자기 또 무서워지네...
다음으로, 수술 결과에 대한 불안감.
기능코수술의 부작용으로 콧등이 주저앉는 안장코가 발생하거나 코로 숨을 못 쉬는 빈코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원장님은 나의 남은 비중격연골로 인해 안장코 될 확률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휴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 코가 원래 안장코였다고 하셨다. 30년 살면서 그런 말은 들어본 적도 스스로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 의아했다.
낮고 뭉툭한 못생긴 코라는 소리는 주구장창 들었어도 "너 안장코네" 라는 말은 생전 들어본 적이 없는디...
이건 위쪽에 사진 첨부함.
빈코증후군 될 수 있나요? 는 못 여쭤봤다. 원장님이 2분만에 나가셔서...
간호사 선생님이 코딱지 제거해 줄 때 지금은 콧 속 점막이 퉁퉁 부어있는 상태라 코로 숨을 못 쉬는 거라고 하셨다.
코딱지 제거 후 몇 십초 동안 코로 얕은 숨을 쉬었지만, 다시 피딱지가 차올라서인지 이내 막혀버렸다.
지금 가장 불편한건 코가 땡땡 부어서 코봉이가 된 것이 아니라, 코 점막이 땡땡 부어 꽉 막혔기에 할 수없이 입으로 숨 쉬는 것이다.
기능코수술도 끝냈으니 얼른 코로 숨 쉴수 있으면 좋겠다.
비염수술 후기들 보면 다들 콧속 막힌 솜 제거하고 광명 찾았어요~ 라는데 콧속 솜 제거한지 일주일 된 나는 아직도 꽉 막혀있다.
그 광명 얼른 나도 찾고 싶다.
지난 1주일동안 이 병원을 몇번 다녀보니, 수술경과 확인하는 오늘도 분명 원장님과 심도있는 대화를 못 나눌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미리 근처의 다른 성형외과 의사선생님 상담을 신청했다. 오늘 경과확인에서 혹시라도 못 여쭤본 내용들을 물어보고 싶어서...
아니나다를까 경과확인이 2분만에 끝나버려 상세한 답을 듣지 못한 나는 결국 수술기록지를 들고 다른 병원을 방문했다.
비중격연장술 조기 제거하는 결정을 내린 데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신 분이었고 글 쓰신것을 정독하고 많은 감명을 받아 방문했다.
염치불고하고 그 선생님을 찾아뵙고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을 여쭤보았다.
물론 선생님이 내 수술을 집도한게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를 가정하고, 또 내 수술기록지를 확인하시고 답변해 주셨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아니시기 때문에 빈코증후군 관련해서는 질문을 드리지 못했다. 이건 동네 이비인후과를 방문할 예정이다.
안장코 될 수도 있을까요, 하고 여쭤보니 보통 콧등을 눌러봤을 때 들어가지 않으면 괜찮다고 답변해 주셨다.
그리고 환자 본인이 먼저 안장코 걱정으로 병원 오는 경우보다 모르고 재수술차 방문했을 때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셨다.
나는 비중격연장을 넣었다 뺐다 했기 때문에 지금 콧망울이 퉁퉁 부어있어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렵다고 하셨다.
이건 붓기가 빠질 때까지 기다려 봐야겠다... 안장코 아니었으면 좋겠다.
비중격연장을 완전 제거하지 않고 오른쪽 연장부분 덧대어진 게 남았어요, 하니 면적이 크지 않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한숨 놓았다. 내 코가 작고 낮은 코였으니 비중격 무리하게 채취 안했으면 아마 쬐끔 채취했을 것이고,
연장하느라 덧대놓은 부분도 크지 않았겠지. 거기다 오른쪽만 했다고 수술기록지에 되어있으니....
참고로 연골은 CT랑 X ray로 확인할 수 없어서 얼만큼 덧대어져 있는지는 오로지 수술한 의사만 알고 있다고 했다.
수술 전 내 코 사진을 보시더니 원래도 안장코는 아니었다고 하셨다.
미국인 기준으로는 안장코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국인 기준으로 안장코는 절대 아니라고 하심. 이게 안장코면 전부 안장코라고.
그래서 혹시 내 수술 집도하신 원장님이 밑장빼기 식으로 내 코가 원래 안장코였다고 하신건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속으로 했다.
아직도 코에 남아있는 땡기는 듯한 이물감은 아마 수술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하셨다.
원래 비중격에 덧대어 놓은 것은 느낌도 안 날 거라고... 그래서 차차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어차피 엎질러진 물, 경과를 기다려보고 관찰하자고 하셨다. 최악의 케이스가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하셨다.
30분 정도 귀찮도록 여쭤봤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답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심지어 상담비는 1만원밖에 안했다...
불안한 것이 한층 사라졌다. 올해 했던 소비 중 가장 현명한 소비였다.
아, 그리고 테이프를 떼고 확인한 수술코 모양은 붓기가 좀 있긴 하지만 모태코와 비슷해서 아직까진 만족한다.
이 상태에서 들리지 않고 그대로 붓기만 빠졌으면 좋겠다.
수술하신 원장님과 상담했던 선생님 두분 다 코가 위로 들릴 수 있어요 라고 하셔서 걱정이 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만약 수술했던 병원에서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되었다면 내가 성급히 비중격연장술을 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설사 비중격연장술을 했더라도 심사숙고하여 결정했을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보다 후회는 덜 했을것이다.
그리고 첫 글에도 썼지만 본인이 코 수술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콧볼축소 조금 하고 코끝은 살짝 얄쌍하게 하고싶다, 라는 쉬운 마음으로 병원에 가서 지금 호되게 고생하는 중임...
본인이 열심히 공부하면서 절대 하고싶지 않은것, 꼭 해야만 하는 것 정도는 확실하게 정한 뒤 병원을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중격연장술 조기제거 6일차 기록으로, 매 주마다 경과 확인 차 올리겠습니다.
듀렉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