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흔히 신경치료로 불리는 '근관치료(Root Canal treatment)'가 혈당 수치를 낮추고 염증 반응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구강 건강이 몸 전체의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로 제시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근관 감염으로 신경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혈당 수치가 떨어지고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방산 수치가 개선됀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사디아 니아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18일 국제학술지 '중개의학 저널'에 공개됐다.
근관치료는 치아 신경, 혈관, 결합 조직을 포함하는 내부 조직인 치수(pulp) 감염이나 손상을 치료하는 흔한 치과 시술이다.
2024년 영국 공중보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잉글랜드 지역 성인 3분의 1 이상이 근관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55~74세에서는 치료를 받은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10년 1500만건 이상의 근관치료가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유지되는 치아 감염은 혈류로 세균을 유입시켜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혈당 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지만 근관치료가 치아 감염을 제거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근관치료를 받은 환자 65명을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시술 전후로 각각 네 차례에 걸쳐 환자들의 혈액을 분석해 당과 지방 등 구성요소의 변화를 파악했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혈액 샘플에서 근관치료 후 지방 대사가 단기적으로 개선되고 혈당 수치도 개선됐다. 염증 지표도 치과 시술 후 감소했다.
니아지 교수는 근관치료에 대해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특히 심장병과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 위험에 장기적인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약 37억명이 구강질환을 앓는다. 만성 구강질환 치료가 전반적인 공중보건 수준을 개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치과 치료가 구강 외 건강과 연관됐다는 연구결과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마르코 올란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팀은 중증 잇몸질환 치료가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에 발표했다.
올란디 교수는 "잇몸질환을 포함한 구강 상태는 심혈관, 대사, 신경퇴행성 질환과 류머티스 등 다양한 비전염성 질환과 연관됐다"며 "잇몸질환도 동맥경화 등의 위험 요인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니아지 교수는 "우리 구강 건강은 전반적인 건강과 연결돼 있다"며 "치과 질환을 별개로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치과에서 정기 검진을 받으며 질병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4/0000035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