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플' 장소엔 특이한 공통점이 있다. 서서 커피나 술을 마시는 등 스탠딩 매장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 서서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가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은 셈이다. 겉보기엔 힙해보이는데… 건강엔 어떨까? 서서 먹는 행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서서 먹는 행위, 과식 유발 위험 있어
전문가들은 서서 먹는 행위가 과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는 "서서 먹을 땐 위가 빨리 비워지고, 포만감도 잘 못 느끼게 돼 과식하게 될 위험이 커진다"며 "이는 체중 증가와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가 어느 정도 차게 되면 우리 몸은 뇌의 중추 신경계에 있는 식욕 중추에 '배가 부르다'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후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돼 식사량을 줄이게 되는데, 서서 먹을 땐 위의 내용물이 빠르게 소화돼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더 많은 양을 먹게 된다. 실제 캐나다의 한 연구에 따르면 서서 밥을 먹는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에 비해 약 30% 정도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압도 과식에 영향을 준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박효진 교수는 "앉아 있을 때보다 서 있을 때 복압이 더 낮아져 포만감도 더 천천히 오게 돼 그만큼 과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앉아있을 때보다 서 있을 때 부교감 신경이 덜 활성화돼 소화도 덜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립성 저혈압과 장 건강 악화할 수도
자주 오래 서서 먹는 행위는 소화불량 외에도 기립성 저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하는 게 좋다. 특히 중장년층 여성이라면 서서 먹는 행위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 박효진 교수는 "중장년층 여성들은 대개 기저 혈압 자체가 다소 낮은 편"이라며 "식사를 오래 서서 하면 기립성 저혈압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오래 서 있으면 하체에 혈액이 몰리면서 하체 정맥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혈압이 낮아져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힘도 줄어든다. 이는 심장을 통해 뇌로 가는 혈액량에도 영향을 미쳐 어지러움, 현기증 등을 유발한다. 같은 이유로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도 서서 먹는 행위는 좋지 않다.
만일 서서 먹어야 하는 곳에서 불가피하게 오래 있어야 한다면 장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들을 피해야 한다. 그 예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포드맵(FODMAP)이 높은 음식인 커피, 술 등이 있다. 이혜준 교수는 “포드맵이 높은 음식은 장에서 잘 흡수가 되지 않고 발효되면서 가스를 유발하는 식품”이라며 “소화불량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는 특히 이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당불내증 환자 역시 유제품을 서서 먹었을 때 음식물 이동 속도가 빨라져 팽만감이나 가스로 인한 불편함, 더부룩함 등이 나타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식사할 땐 앉아서 먹고, 식후에 서 있길 권한다. 박효진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 중 식사 직후에 10~15분 걷거나 서 있기만 해도 식후 혈당이 20~30% 감소한다는 연구도 있었다"며 "앉아서 식사한 후 걷는 것이 어렵다면 서 있기라도 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혜준 교수는 "먹는 건 앉아서 먹되, 이후 서 있는 것을 추천한다"며 "식사 이후 20분 정도 지나 산책을 하거나 걷는 것 역시 실제로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방법이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46/0000059105?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