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임신 전과 임신 중에 술을 마시면 자녀의 어린시절 얼굴 모양이 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얼굴 변형은 들창코, 짧은 코, 주걱턱, 축 처진 눈꺼풀(안검하수) 등으로 나타난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이용해 9세(3149명)와 13세(2477명)에 촬영한 어린이의 3차원 이미지를 분석했다. 이들 어린이는 2009년 4월~2006년 1월에 태어났고 네덜란드에서 진행 중인 인구 기반 연구(R세대 연구) 참가자였다.
연구팀은 임산부의 음주량 정보를 이들이 임신 초기, 중기, 후기에 작성한 설문지에서 얻었다. 연구팀은 임신 전 3개월 동안 술을 마셨다가 임신 후 중단한 임산부 그룹, 임신 전 술을 마신 사람을 포함해 임신 중 술을 마신 임산부 그룹(2개 실험군)과 임신 전 및 임신 중에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임산부 그룹(대조군)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산모의 임신 전 및 임신 중 알코올 흡수량과 아기의 얼굴 변형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가 임신 3개월 전까지 술을 마셨다가 중단했거나 일주일에 알코올 12g(와인 175ml 또는 맥주 330ml) 미만을 마시더라도 아이의 얼굴이 변형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산모가 술을 많이 자주 마시면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장애(FASD)'가 나타나고 이는 아이의 얼굴에 반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애가 생기면 아이의 성장이 늦어지고 신경이 손상되고 얼굴이 눈에 띄게 비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FASD 증상으로는 인지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습장애, 기억력·행동·언어 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 FASD는 임신 중 산모의 음주, 특히 과음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코올 섭취가 아이의 얼굴 발달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게나디 로슈프킨 조교수(전산인구생물학그룹 책임자)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알코올에 노출되면 건강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9세 어린이의 출생 전 알코올 노출과 얼굴 모양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었다. 알코올 소비와 얼굴 변형 사이의 연관성은 아이가 나이 들면서 점점 더 낮아졌다. 13세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자녀의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산모의 혈당, 지방간 등 수치가 아이의 얼굴 모양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는 관찰연구여서 알코올 섭취가 얼굴 모양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96/000006326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