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성형할 때 원하는 곳이 있어도 뭘 어떡해야 할지 어리바리 한 경우가 많음. 물론 나또한 그렇고. 그래도 나름 경험이 있고 그 경험으로 쌓인 노하우가 있으니 적어보려고 함. 부디 도움이됐으면 좋겠음.
참고로 아래는 그저 내 기준일 뿐이니 꼭 정답이라는 게 아님. 참고할 건 참고하고 버릴 건 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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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원 고르는 기준 세우기
첫관문이지만 가장 막막하고 어려운 게 이 때임. 안 그래도 정보도 없는데 성형외과가 한 둘도 아니고 검색해도 맨날 뜨는 병원만 뜨고..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오래 된 병원 찾기'임. 나는 어느 수술이든간에 집도의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함. 경험이 많으면 많을 수록 당연히 스킬은 올라가니까.
가끔 이런 병원들은 올드해서 미적 감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 있는데 나는 반대로 봄. 경험이 많다는 건 그만큼 별의별 케이스를 다 만났다는 거고, 그만큼 내 얼굴에 맞는 조합을 잘 맞춰줄 확률이 높음. 애초에 미적 변화가 본질인 게 성형인데 집도의가 이 부분을 간과한다는 게 말이 될까?
2. 리스트 추리기
이렇게 특정 기준을 세우면 병원 고르는데 아주 수월함. 대략 병원 후보군을 추렸으면 다음은 원장쌤 이력을 확인하는 거임. 오래된 병원이어도 쌤이 바뀌는데가 꽤 있으니까.
혹자는 '기업형은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 수 있는데, 미리 말하자면 나는 기업형은 처음부터 걸렀음. 그 이유는 여기서 말하면 괜한 비방이 될 수 있으니 궁금하면 비공개로 질문 남겨주셈.
쨌든 쌤 이력들 하나하나 보다보면 뭔가 신뢰가 드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올 거임. 그럼 그런 병원으로 한 번 더 추리고 그 다음은 해당 병원 후기를 검색함. 처음에 막막했을 때와 달리 특정 병원을 콕 집어 검색하니까 서치도 잘 될 거임. 주로 포인트로 봐야할 건 당연하지만 의료사고, 컴플레인.
3. 동선 짜기
먼저 해당 병원 홈피나 전화를 통해 대략적인 비용, 그러니까 상담 비용이나 하고싶은 부위 가격 등을 알아보고 최종 리스트를 추림. 이게 다 끝났으면 이제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 시간 짬내는 것도 쉽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생각보다 힘듦.
그래서 제안하는 게 동선을 미리 짜고 그 근처에 들어오는 병원으로 가는 거임. 예를 들자면 강남역에서 신논현 - 논현역까지 쭉 가는 루트를 만듦. 그러면 추린 병원중에 그 라인에 있는 병원이 있을 거 아니야? 그날은 그 병원들로 예약을 잡는 거지.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강남역 - 논현역 방향으로 간다치면 이 순서대로 병원 예약을 잡아야 한다는 거. 이 동선에 있는데도 첫 번째 병원은 강남역 근처에 있고, 두 번째 병원은 논현역 근처에 있고, 세 번째 병원은 신논현역 근처에 있고 이런 식이면 동선을 짠 게 무의미해짐.
이게 애매하다면 아예 하나의 블럭을 정하고 그 블럭 안에 있는 병원들만 가는 것도 방법임. 개인적으로 이 방법이 일정 짜는데엔 오히려 더 수월했음.
4. 추구미 확실하게 전달하기
자 이제 상담 받을 단계임. 가장 중요한 거지만 문제는 대부분 남자들이 여기서 어리바리 하다는 거. 뭐 자기들딴엔 물어본답시고 물어봄. 근데 디테일이 거의 없고 두리뭉실하게 큰 틀에서만 물어봄.
그래서 내가 강추하는 방법은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 사진을 꼭 가져가라는 거임. 아마 이 글 보는 사람들 대부분 오글거려 할 거임. 내 얼굴 내가 아는데 뭔 차은우 송강 이런 연예인 보여주면 쪽팔리니까.
근데 어차피 성형한다고 걔들이랑 똑같이 되지도 않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없음. 단지 내가 추구하는 게 어떤건지 확실히 설명을 해야하는데 그것만큼 직관적이고 확실한 게 없기 때문에 가져가라는 거임. 그러면 쌤이 보고 내 얼굴에 맞는 조합인지 하나하나 따져서 설명을 해줄 거임.
여기서 또 중요한 게 '아 그렇구나'하고 끝내면 안 된다는 거임. 거의 99% 남자들은 이러고 끝내는데 계속 질문해야 됨. 만약 눈을 한다치면 쌤이 라인을 잡아주면서 어떤지 물을 때마다 '좋은 거 같아요', '괜찮은 거 같아요'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말하지 말고 좋다, 싫다, 라인을 더 내려달라, 눈꼬리가 어쩌고 등등 디테일하게 계속 말해야 함.
5. 병원 결정하기
쌤이랑 상담하다보면 뭔가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을 거임. 다만 보통은 한 2~3군데 추려놓고 결정을 못 내리는데.. 이럴 때는 그냥 마음이 더 끌리는데로 가라고 하고 싶음.
너무 무책임하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 어차피 이 단계까지 남은 병원이면 전부 내 마음속에서는 ok임.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겠음? 마음이 더 끌리는 데에서 해야지. 더 끌린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더 있다는 거니까.
이상 뻘글이었음.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성형 꼭 성공하길 바람. ㅎㅇ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