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새벽은 오히려 삶이 평온해짐을 느낍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이기에 아무도 보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에게 내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어둠이 가득한 밤은 그야말로 신의 축복이라 생각됩니다.
밤이 되면 어둠을 의지해 밖에 나갈수 있습니다. 골목길 여기 저기를 걷고, 때로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하염없이 돌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하늘에 있는 지도 모를 절대자에게 나지막히 얘기해 봅니다.
하늘에 있는 분...나를 여기 있게 해주신분... 누군지는 모르지만...당신이 여기 내려보낸 전 매우 힘들게 살고 있답니다.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요...
당신이 나를 여기 있게한, 존재하게한 이유가 분명히 있겠죠? 전 끝까지 살아야 하는 거겠죠?
하지만 이제 그만 모든 삶의 짐들을 내려 놓고 싶어 집니다.
지루성 피부염...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병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 누군가를 좋아해도 다가설수 없는 마음이 가장 아픕니다. 전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설수 없으니까요...
피부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라고 내 맘을 봐달라고 외쳐 보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죠.
저 같아도 저 같은 지루성 피부염을 가진 사람이 싫겠죠...
영혼은 피부를 통해 교류되나 봅니다. 영혼만큼은 사랑으로 충만해 있는데...당신의 영혼은 내게 들어 올수 없고 내 영혼도 당신께 들어갈수 없으니... 껍데기...영혼을 둘러싼 껍데기가 한없이 원망스럽게 느껴집니다.
좀 더 평범한 껍데기를 가질순 없었을까? 아니야 이런 시련도 분명 내게 주어진 운명이고 내게 꼭 필요한 일일거야...
하루에도 수없이 다짐해 보고 되뇌어 보지만... 아침이 되면... 어제와 같은 낭떨어지 같은 절망감으로 곤두박질 칩니다.
매일매일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밤이 되면 겨우 낭떨어지에서 올라왔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낭떨어지로 떨어집니다...
언제까지 이 고통의 무게를 견뎌낼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버텨 낼수 있을지...정말 모르겠습니다...
오늘 밤에는 평화를 맛보며....잠들어야 겠습니다...
내일 절망의 낭떨어지로 또 떨어질 테지만...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