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중독까지는 아니고…
(30대 후반 남잡니다. 뜯어고쳐서 뭔 좋은 일을 보겠다고 ㅎ)
제 경우는, 두 가지 동기에서 얼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째, 사각턱이 심했고, 워낙 말라서 얼굴이 앙상한지라,
고향 내려가면, 부모님도, 다음 명절에는 살 좀 찌워 내려오라고 엄명하실 정도거든요.
그래서, 작년에 턱은 깎았습니다.
미간 콧대도 거의 없다시피, 코도 볼품 없게 생겼던지라, 최근 코 수술도 했습니다.
평소 말씀 많이 들은 아는 분 형님 되시는 선생님께, 마침 약간 여윳돈이 생겨 했지요.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코 수술입니다만, 깔끔하게 잘 되었습니다)
둘째, 제가 하는 일이 미술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림은 아니구요… 그런데, 이제 그림 공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림을 제대로 하려면 인물화가 가장 핵심 기초라고 보고,
미술해부학, 인체 데생 책을 계속 보고 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균형 잡힌 얼굴의 아름다움을 분석적으로 파악하는 것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성형외과 쪽의 자료들도 많이 보게 되고,
결국, 제 얼굴의 결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눈에 보이는 결점들이, 옛날부터 제 스스로의 컴플렉스였더군요.
코에 4.5mm짜리 실리콘을 넣었는데도 콧대가 그리 높아보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좋긴 합니다)
턱을 깎아도 턱선이 뭔가 어색하다는 말을 최근 만날 기회가 있었던 어느 성형외과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턱 깎았다는 말씀을 안 드렸는데도, 어색하다는 걸 느끼셨다는군요.
잘 챙겨 먹고 푹 쉬고 잠 충분히 자고 해도 얼굴에 살이 안 붙고 움푹한 이유가 뭐냐, 체질인가?
턱을 깎았는데도 여전히 하관(아랫턱)이 크고 넓대대한 느낌이다,
코 수술한 것 치고 모양이 너무 평범해서, 코에 대해 계속 보다 보니,
비주와 인중의 각도 문제가 나오더군요.
남자의 경우, 90도는 되어야 한다네요.
그런데, 저는 70도 정도밖에 되지 않더라,
인중이 앞으로 나왔다는 거죠.
인중 각도에 대해 찾다 보니, 상악 돌출 얘기가 나오고,
하관이 크고 넓대대한 것도, 하악도 돌출한 편이다,
결국, 돌출입이다 - 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돌출입, 주걱턱에 대해 상세한 설명과 정연한 분석을 해놓으신 선생님 두 분께 문의드렸더니,
(정면, 측면 사진 첨부해서)
두 분 다, 제 예상대로 돌출입 맞다고 하십니다.
ㅎㅎ…
얼굴 넓대대하고 살 없고 턱선 어색한 거 고치려면,
코 수술 효과가 별로 없는 것 역시 고치려면,
결국 얼굴 골격 자체를 뜯어고쳐야 된다는 거고,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다른 부분 손대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거지요. 지방을 이식해도, 눈에 칼대도, 소용 없다는 겁니다.
눈, 코, 턱, 다 연계된 거고,
그 중에서도 얼굴 바탕(골격)이 가장 중요하다, 그게 신통찮으면 다른 성형은 별 소용 없는 거다,
그런 결론이 나옵디다.
그런데, 턱이나 입을 넣거나 빼는 수술은 비용도 비싸고,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지금까지 무난하게 잘 살아왔는데,
(표정 딱딱하고 굳어 있다는 말은 늘 들어왔습니다.
돌출입 전문 선생님들 말씀으로는, 입이 돌출해서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네요)
이쯤에서 웬만하면 그냥 살건가,
내 눈에 보이는 내 결점을 뜯어고쳐야 직성이 풀릴 건가,
나름 결정해야겠지요.
소위 성형 중독이라는 게, 정말 중독, 집착인 분들도 계실테고,
성형과 얼굴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얼굴을 보는 안목이 높아지고,
분석적으로 보는 눈이 생겨서, 자기 얼굴의 결점에 불만을 가지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받은 시술의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ㅂㅈㅇ이 있다거나 해서,
어쩔 수 없이 재수술을 거듭하는 분들도 계시겠고,
그래도, 제 경우는, 처음부터 나름 자료도 찾고, 믿을 만한 선생님을 고르고,
공부도 하고 해서 수술받았기에,
턱도, 코도, 실패는 안 하고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턱도 예전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져서 사람들 반응도 좋고…
돈 들인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