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내 자존감을 올려주려고 많이 노력하셨어
어릴 때부터 내 외모 얘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고 칭찬하기 바빴지
난 엄청 뛰어난 외모는 아니고 과거 평범했었지만 쌍수로 예쁘장까지 가능해진 얼굴이 되었어
그치만 여전히 외모에 만족이 안됐고 우울증까지 생겨서 부모님께 정병 호소를 하면서 상처를 줬어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서 잘 키웠는데 이렇게 태어난 내 잘못이 큰것 같아
고등학생 때까지 꾸미는 데 관심이 없었고 관심사가 오로지 학업이었던 나는 대학생이 되면서 꾸미는 데 관심을 갖게 됐어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접하게 되면서 내 나름의 미적 기준이 생기고 예쁨에 집착하게 된것 같아
얼굴형이 얄쌍한 달걀형이어야 예뻐 보이는데,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넙대대한 둥근형 얼굴을 가진 나를 볼때마다 성형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고 심하면 자살생각까지 하게됐어
대학교에서 예쁘다는 말을 10번쯤 들었다면 그중 1번(화장안했을때) 안예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한번이 내겐 너무 상처로 다가와서 사람들이 나를 안예쁘다고 생각할까봐 학교에 못나가는 지경에 이르렀어
정신과도 가 봤는데 효과는 없었고 내 얼굴을 바꾸기 전까진 대학교를 도저히 못 다닐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도움을 요청했지
얼굴 때문에 너무 힘든데, 한번만 도와줄수 없겠냐고..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내 오랜 고민을 부모님이 드디어 들어주시기로 했어
근데 수술 날짜를 막상 잡고 나니 이 정도로 예쁘게 낳아주셨는데 부모님한테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어..
여전히 얼굴은 못생겨 보이지만 그 생각과는 별개로 부모님이 나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괴로워. 그치만 다시 생각해봐도 이 얼굴로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고.. ㅠㅠ 그냥 이중적인 내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