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악수술 할지 말지로 고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술 3개월 차 후기를 쓸 때가 오긴 하는군요!
<수술 계기>
10대 초반에 턱관절장애를 앓고 스플린트 치료 후 개방교합이 되어버렸습니다ㅜ
외모에 한창 관심이 많을 나이에 얼굴이 길어지고 입을 계속 벌리고 있으니 외모 컴플렉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제 모습이 싫어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아 어릴 때의 사진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같네요.
양악수술은 뼈 성장이 끝난 후에 가능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는 방치만 해두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수술에 대한 무서움, 수술 비용 등의 여러 문제로 교정치료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러나 골격성 부정교합은 역시나 치아교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2년 6개월 정도의 교정치료를 끝내고도 여전히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고 긴 얼굴에 교정 후 약 반년정도 지나 결국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선택 이유>
학창시절부터 양악 권유를 받아왔던터라 꽤 많은 병원에 상담을 받으러 다녀봤습니다. (손품과 발품을 꽤 팔아본 사람이라는 자부심(?)도 약간 있...ㅎ)
무조건 자기만 믿으면 된다는 원장님, 지나가는 행인 1처럼 약간의 무시와 함께 대충 상담해주시던 원장님 등등 여러 원장님들을 만나봤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원장님은 제일 무미건조? 평온하셨달까요? 뭐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헛된 희망을 준다거나 대충하시는 느낌이 아니라 팩트만 알려주시는 깔끔한 느낌?
뿐만 아니라 1인 원장 책임제에 매일 한명만 수술한다는 원칙을 지키시는 것, 병원이 차분하고 대기가 길지 않은 것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환자 한명한명 대우 받는 느낌이 들었고 와이구강 다녀온 이후로 더 이상의 고민 없이 바로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양악+윤곽 3종(광대+사각턱+앞턱)으로 수술을 하기로 했어요!
<수술 전 ~ 수술 후 3일>
수술하면 못먹는다는 생각에 수술 전에 정말 많이 먹었어요ㅎㅎ(정말 많이 드세요 수술하면 정말 못먹습니다... 먹는거에 한이 맺혀요...ㅜㅜ) 크게 준비한 것은 없고 그냥 건강한 상태와 안내문자로 알려주신 입원 준비물 정도?(가습기나 목베개, 슬리퍼 등 전부 병원에서 제공해주세요! 안내주시는 정도만 준비해도 충분할 것 같아요!)
그리고 대망의 수술 날... 수술 직후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몽롱함, 코 안 호흡줄, 피통, 소변줄에 온몸은 붓고 마비된 것 처럼 굳고 산소포화도 떨어진다고 계속 울리는 경고음에 정말 정말 지옥같은 첫날이었던 것 같아요. 다음 날 원장님이 9시 반쯤 피통 빼주실 때까지 정말 정말 시간이 안가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호흡은 불가능하고 힘들었습니다. 시간은 너무너무 안가고 언제 나을까 우울하고 피통빼고 바로 웨이퍼 끼기 시작하는데 계속 입에 뭐 물고 있는 것도 힘들고 이 때는 뭐든 굉장히 힘들어요... 각오 단단히 하세요...
<4~7일차>
퇴원 후 5일차까지는 얼굴이 미친듯이 붓기 시작합니다. 아픈 건 없는데 불편함의 고통이 장난아닙니다. 너무 부어서 땡김이를 하면 오히려 숨이 더 안쉬어지고 힘들어서 땡김이도 거의 안했습니다...ㅎ 그냥 매일매일 버티는 게 답! 배는 고픈데 입은 안 벌어지고 먹을 순 없고 뉴케어는 꼴도 보기싫고ㅎㅎ 항생제를 많이 먹다보니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거 같더라구요. 10일치의 약 먹을 생각하니 눈물이ㅜㅜ 또 숨은 입으로 쉽시다^^ 압통 때문에 누워자는 건 꿈도 못꾸고 30분 자면 많이 자는ㅜㅜ 역시 시간이 너무 안가고 매일매일이 우울한 나날이었습니다. 얼굴엔 감각이 없어서 세수를 해도 하는 느낌도 안났어요ㅋㅋㅋ 일주일차에 광대 실밥 뽑고 입안 소독해주시는데 오우 조금 아픕니다! 이때부터 슬슬 호흡이 편해지기 시작했어요!
<8~14일차>
2주차쯤 들어서니 호흡을 평소처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잘 때는 여전히 코가 조금 막히지만 수술 후 일주일에 비하면 아주 천국입니다. 대신 이 때 제일 힘들었던 건 식사였어요...ㅎ 유동식으로만 먹어야 하니 소화도 금방되고 배는 너무 고프고 5kg가 금방 빠집니다... 붓기는 여전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광대에 물 안들어가게 조심하고(생각보다 어려워서 물 안들어가는 건 포기...) 열심히 걷고 인내심을 갖고 버티는 것뿐... 존버는 승리한다는 생각으로!!!! 2주차 지나고 입안 실밥 풀었고 실밥 푸는 건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는데 음... 눈물은 맺힙니다... 이 때는 제대로된 식사를 못해서 에너지가 없는 것 제외 통증이라던지 나머지는 전부 괜찮았어요! 감각도 희미하게 슬슬 돌아오는 느낌!
<15~한달 차>
이때부턴 입이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해서 드디어 죽 같은 걸 갈아 먹게 되고 약간의 건더기 있는 것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은 다들 잘 드시던데 저는 힘들더라구요. 식사로 꽤 애를 먹었습니다. 제가 버텼던 건 스프, 마시는 요거트! 죽 갈아서 먹는 건 맛도 없고 걸죽한게 먹기 더 불편해서 거의 안먹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살만해지니 이제야 얼굴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한달 차는 꾸준한 웨이퍼 착용과의 싸움! 그리고 수술 후 걱정과의 싸움!이었어요ㅎㅎ 이게 부기가 아니라 수술 최종이면 어쩌지, 불유합되는 건 아닐까, 웨이퍼는 언제 뺄 수 있을까 불안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ㅎㅎ
한달 후 내원하여 CT로 뼈 상태 확인 후 드디어 웨이퍼를 빼도 된다는 소식을 받고 이제 조금은 씹어도 된다는 얘가까지!!! 너무 감격스러웠어요ㅜㅜ
<31일~2개월차>
저는 뒤늦게 귀 먹먹함이 왔었어요! 물론 일주일정도 지나니 괜찮아졌고 감각도 무디지만 다 돌아오고(눈 밑 애교살부분 감각이 제일 더디게 돌아왔어요) 회복 상은 문제 없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식사는 세게 씹지만 않으면 뭐든 먹을 수 있었고 KFC양념치킨이 부드러워 정말 많이 먹었어요. 통증은 전혀 없었고 대신 약간 감각 돌아오는 찌릿한 느낌 혹은 광대가 떨리는 느낌 요정도? 통증보다는 뭉침정도가 더 느껴졌던 것 같아요. 대신 2달이 될 때까지도 부기가 여전해 걱정했는데 딱 2달이 지나고 나니까 그 때부터 빠지는 게 느껴졌던 거 같아요. 슬슬 턱끝이 뾰족함이 보이고 슬슬 라인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2개월~3개월차>
드디어 3개월 차입니다! 요새는 하루하루 거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ㅎㅎ! 지인들이 예뻐졌다고 칭찬하고 자연스럽다고 원래의 얼굴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아주 뿌듯합니다^^ 아직 뼈가 유헙되는 중이라 깍두기나 단단한 음식을 못 먹는 건 여전하지만 잘게 잘라서 약하게 씹어 먹으면 못먹는 건 이제 없는 거 같아요! 부기가 늦게 빠지는 편인 듯해 아직도 빠질 부기가 많고 살짝 근육 뭉침이 있지만 열심히 표정 연습해서 얼른 더 라인 잘잡힌 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감각도 다 돌아왔고 이제는 잇몸에 박힌 스크류도 뺐고 그냥 너무 너무 좋아요! 항상 입가리기 급급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웃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다음 6개월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