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때부터 돌출입인데다가 코도 정말 낮고, 설상가상으로 윗입술까지 두꺼운....말 그대로 암컷침팬지였습니다ㅠ,ㅠ;; 그래서 고2때 치아 교정을 해서 돌출입과 두툼한 입술은 어느 정도 들어갔지만....그 놈의 코!! 정말 매일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더군요. 하지만 진짜로 충격을 먹은 것은....친구랑 캠사진을 찍었는데...옆모습을 찍은 걸 보니...정말 완전 코가 일직선인거에요...솔직히 자기 정 옆모습 볼 일은 거의 없잖아요. 그래서 그렇게까지 낮은 줄은 몰랐었습니다.ㅠ.ㅠ
그 후로 일년정도 알바도 하고 용돈도 모아서 250만원 정도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인형을 수집하는 친구가 자기 인형을 보여주는데....헉....너무 예쁜 거에요. 그런데 그 동안의 제 콤플렉스때문인지....그 인형이 코만 자꾸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인형이 예쁜 것은 코 때문이다....라고^^;;
사실 작년부터 알고 지내던 저희 아빠 친구분이 계셨는데, 청담동에서 성형외과를 하시는 분이셨거든요. 저희 아빠가 그 아저씨한테, 우리 딸애가 코가 좀 낮은데 예쁘게 해줄수 있냐고 물었더니...그 분께서 딸 한번 데려오라고, 견적 뽑아준다고 하셨던 게 떠오르는거에요. 그래서 며칠 뒤 아빠한테 그 아저씨한테 데려가달라고 막 졸랐습니다.
그래서 지난 6월에 그 아저씨를 만나뵈었는데, 견적이 310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자기 친구 딸이라고...그것도 자기가 직접 일하고 용돈 아껴서 모은 게 기특하다고.....200만원으로 해주시더군요. 와...정말 너무너무기뻤습니다.
사실 이 분은 우리 나라에서 코 수술하면 제일로 쳐주는 분이셔서....게다가 코 수술에 대한 논문도 우리 나라에서 제일 많이 쓰신 분이시거든요. 그래서 믿음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방학이 끝나는 6월 말, 드디어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자체는 하나도 안 아팠는데, 그 놈의 마취주사....윽....해보신 분들은 알 겁니다;; 다 큰 20살 처녀가 아파서 눈물을 한 줄기 뚝;;그래도 꾹 참았습니다. 간호사 언니가 옆에서 손을 꼬옥~잡아주시고.....
수술은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렸는데, 나올 때 코를 두툼한 반창고같은 걸 네모낳게 굳힌 걸로 감쌌습니다. 일주일 후에 실밥과 반창고를 풀었는데, 그 동안 밖에도 못 나갔죠^^;; 꼭 나가야 할 때는 마스크 쓰고 나갔는데 더운 여름이라서 좀 답답하긴 했어요. 실밥과 반창고는 간호사 언니가 떼어주셨습니다. 아저씨께서 또 논문 발표하러 미국에 잠깐 다녀오시는 바람에^^;;
지금 결과요? 오~~베리베리 굿입니다^0^ 진짜....거울 볼 때마다 기분이 째집니다^^ 첨에는 코가 왼쪽으로 약간 쏠려서 걱정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딱 정가운데에 튼튼하게 자리가 잡혔어요. 이렇게 좋은 결과를 그렇게 싼 값이 얻다니....정말 제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너무 높이면 수술한 티가 나지 않을까...걱정되었는데...정말이지 딱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정말 <보기 좋은> 코가 되었거든요. 콧구멍 안이랑 옆살을 좀 많이 잘라냈는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제가 코에 살이 좀 많아서 코 뼈가 제대로 못 자랐다고 하시더라구요. 가뜩이나 낮은 코가 옆으로까지 넓어서 완전 코알라같았다는;; 그런데 지금은 제 코가 너무 좋습니다.
혹시....코 때문에 정말이지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는 분들이나....매일매일이 우울한데 수술 받기가 두려운 분이 있다면....용기를 내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수년동안 코때문에 정말이지 매일 아침 거울 속의 저를 저주했더랬습니다....ㅠ.ㅠ 그만큼 코는 제 인생의 족쇄였죠. 하지만 지금은 정말이지 제 코가 너무너무 좋습니다.....(물론 이것도 다 저희 아빠께서 친구를 잘 두신 덕이지만요^-^;;)
아 참, 그리고 사실 견적을 뽑으러 갔을 때, 저희 아빠께서 그 아저씨한테, 얘 쌍꺼풀도 하면 어떻겠냐고 물으셨는데, 그 분께서 하지 말라고, 그냥 놔두라고 하시더군요. 얜 쌍꺼풀 없는 게 더 낫겠다고..... 그런데 사실 저도 겉으로 드러나는 쌍꺼풀은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요;; 그래서 눈은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