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수술하고, 9개월이 지난 4월 13일에 제거하고 8일 지났습니다. 콧대가 높고 복코였는데, 비중격으로 코끝하고 연골묶기했었거든요. 살도 두꺼운데 비중격으로 세워놔서 코가 완전 옆에서보면 피노키오같고 아래에서보면 콧구멍이 11자모양으로 땡겨놓은 것 같았어요. 콧망울은 찝어놓으 티 완전났고, 거기다가 코도 들려보였는데 콧구멍은 짝짝이로 보이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 상태로 9개월을 견딘 게 신기하네요 지금생각하니.
제거한 이유는 모양때문도 있지만, 비중격이 코끝까지 들어가서 팔꿈치 만지는 것마냥 코끝이 딱딱했기때문에 이물감을 못견딘 게 더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쪽지주시는 분들 중에, 돼지코 안되고 딱딱해지는건 알고 수술한거 아니냐고, 그런데도 왜 제거했냐고 하시는데 --- 수술 전에는 모양만 이뻐지면 그만이지, 평소에 돼지코 할일 있는 것도 아니고... 싶지만, 막상 수술하고나면 엄청 불편하고 찝찝합니다. 돼지코가 안된다는 게 단순히 코끝을 손으로 올렸을 때 안올라간다는 것 뿐만아니라..... 인중 당기기도 안되구요. 키스할 때도 너무너무 신경쓰입니다. 코가 자연스럽게 움직여야되는데 비중격으로 딱 고정시켜놓으니까, 누가 얼굴 가까이로 다가오거나 손이라도 댈라 치면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아무튼 이런 여러가지 불편한 점과 모양이 마음에 안든 점 등등으로 제거했구요.
비중격 빼고 연골묶은 것도 제거하고 완전 다 뺐습니다. 수술했던 병원에서 무료로 제거했어요.
제거하기까지 9개월동안, 제거상담만으로 그 병원을 10번은 넘게 간 것 같습니다. 상담 명목으로 가서 울고, 하소연하고..... 그래도 저는 운이 좋았는지, 상담 실장님이랑 원장님이 싫은 소리 안하시고 제거해주셨네요.
비중격 제거 전에는, 무너질까봐, 코가 완전히 들릴까봐 걱정 너무너무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괜찮구요.
아직 붓기도 덜빠졌고, 곧 구축도 올거라고 하니까 단정지어서 말씀드릴 순 없지만. 현재 상태는 옛날코랑 수술후 코의 중간정도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설명드려야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거 후 모양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옆모습이 원래는 코끝을 비중격으로 연장해놔서 엄청 길었는데 제거 후에 짧아지면서, 모양은 수술했을 때의 약간 반버선모양이 남아있어요.
그리고 앞모습은 원래코보다는 좀 들렸지만, 수술 후 콧구멍이 훤히 보이던 것보다는 내려왔구요.
콧구멍도 밑에서 보면 땡겨놓은 것마냥 11자모양에 누가봐도 수술한 것 같았는데, 길쭉했던 콧구멍이 약간은 동그랗게, 제가볼땐 자연스럽게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돌아올 줄 알았다면, 진작에 제거할껄 싶기도 했지만... 오래 기다려서 코가 어느정도 풀리고나서 제거했기 때문에, 심한 부작용없이 제거됐을거라고... 위로합니다ㅠㅠㅠ
코끝의 이물감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코 끝을 두드리면(;;) 뼈두드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코끝이 딱딱했는데, 제거 후에는 말랑해졌습니다. 물론 구축이 오면 다시 딱딱해지겠지만, 시간이 해결해줄거라고 믿어요.
열심히 밥 잘챙겨먹고, 약도 먹고, 가습기틀고자고 스팀쬐주고 하면서 나름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수술하기 전에는, 수술만 하면 세상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악몽같던 9개월간, 진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새삼 뼈저리게 느꼈어요.....
대인기피증에, 집에만있고 운동안하니까 살만 찌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제거 후에 점점 예전 모습을 찾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해요.
예전의 모습으로 완벽히 돌아가지 않더라도, 수술 후의 인공적이었던 모습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살랍니다ㅠㅠㅠㅠㅠ
제거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 글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저도 겪었던 일이라 힘이 되고 싶어서 글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