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전혀 생소한 분야인 B를 다루는 회사에서,
제 전공인 A일을 하는 사람들을 잠시 필요로 했기에
3개월동안 계약을 하고 서울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야를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둘다 창작 관련 업종입니다.
아쉽게도 오늘 마무리가 되었네요....
함께 뽑힌 동기 둘은 막판에 안좋은일로 저보다 1주먼저 나갔고요.
방금 상사 두분이서 마지막으로 식사를 사 주셔서 함께하고 들어왔네요.
한분은 실장님이고, 한분은 관리자로 갓 입봉하세요.
저 같은 건 잊어버리실줄 알았는데....
끝물에 새로 합류한 팀 사람들도 잘 가라고 말씀해주시고
남자 상사분들이서 이렇게 마지막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마지막으로 받은 일을 더 잘할 걸 아쉬움이 드네요.
여기까지 오느라 참으로 긴 이야기가 있었어요.
----------시간여유 없으면 이부분은 패스하세요)
서울이랑 멀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KTX로 1시간 남짓 걸리는 광역시 사람이었어요.
무려 20년을 한 지역 한 동네에서 살았지만,
큰댁이 서울이기에 막연히 멀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었어요.
광역시라고는 해도... 흔히 노잼도시라 불리는곳.
일자리조차도 너무 없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서울로 올 생각까지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초중고를 내내 본가 동네에서 다녔는데 너무 상처가 많았어요.
학군도 좋은 동네에, 부모님이 처음으로 내집마련을 하신거라...
동생도 케어해야 했기에 전학조차 안 했구요.
연이은 인간관계 실패와 개인적인 외모콤플렉스.
물론 다이어트와 양악, 교정을 통해 눈에 띄게 달라졌지만
청소년기부터 저를 짓눌렀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더군요.
대학은 비록 집 근처 학교나마 원하는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저학년때까진 저도 열정넘치고 좋았지만
예체능 창작계열 특유의 파벌과 작품성향싸움으로 점점 지쳤어요.
아무래도 전 A쪽은 모를까, 편가르기에는 소질이 없더라구요ㅋㅋㅋㅋㅋ
원래 지망했던 전공이지만
입시 실패로 전과를 해서 우회적으로 입학했던것이기에...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그 틈바구니에 맞춰주겠다 노력하고
점수 몇점 더 따겠다고....
물론 교수님 라인이나 선후배동기 라인타는 방법도 있었지만,
저학년때와는 달리 점점 파벌이나 그런 것에 신물이 나더군요.
교수님 라인을 탈 만한 일이나 대외활동을 한다면
그 파벌에서 도태되는 것이 두렵더라구요.
사실 학부때부터 기회는 있었으나, 그 파벌에 끼는게 뭐라고....
기회를 다 차버렸던것도 아쉬웠구요.
초중고는 물론이고 대학관계에서까지 너무 상처를 받은 저는
더이상 본가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빠 직업이 좋기에 웬만큼 직장생활해서는 부모님 보기엔 모자라보이고...
괜히 사회생활 문제로 집에서까지 시끄럽기도 싫었구요.
이미 본가에서부터 죽어가고 있었어요.
안 그래도 우울한데 지방엔 일자리도 없고.... 서울로 가야하고.
A라는 일자리가 있는 회사도 없거니와
공무원, 공공기관, 중견기업 등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었어요.
그때마침 우연찮게 잡코리아에 이력서 넣은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제 또래 여자 담당자랑 먼저 컨택하고,
회사 대표 외에 총책임자랑 면접을 보고....
이틀만에 합격연락 받았어요.
총책임자 말이,
이 회사는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회식 강요 없다고.
능력있으면 그만큼 돈벌수있다구요.
저 여자담당자도 많이 번다고...
괜찮겠다 생각했어요.
합격통보받았을때가 다른 회사 면접보러 또 서울에 올라왔을땐데,
이상하게 그냥 서울에 눌러살아버려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 면접을 봤을 때, 마침 어렵게 인연이 닿은 오빠가 있었어요.
성격도 둥글둥글하고 착하고....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안에드는 공대 대학원다녀도 학벌로 남 무시하지도않고.
한번 데이트폭력에 준하는 연애를 하고
다음에 만난 자영업자는 제가 10살이나 어린데다 백수라는 이유로 찼구요.
그후로도 저에게 온 사람들이랑 인연도 닿지않아 스트레스였거든요.
제가 당당하려면 어떻게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은 뭐하러 서울로 가냐며, 떠나는 날까지 트러블이었고
이주 문제로 본가에서 사귀던 남자친구랑도 이때부터 삐걱거렸어요.
사실 알잖아요. 지방 회사들이 더 열악하다는거....
아빠는 그나마 공기업에 다니시니 상황이 더 낫지만....
처음 면접 붙었다고 할 때,
아빠가 다니는 공기업 시험을 보지 않겠냐고....
네... 공기업 물론 좋죠.
하지만 사회생활에 팍 절여진 회사원은 되기 싫었어요.
그나마 지금도 A라는 일을 할수 있음에 버틴건데요.
----- 여기서부터 읽어도 됩니다)
결국 서울행을 감행했습니다.
동기 둘이 있었어요.
ㄱ은 저랑 동갑인데 빠른년생이라 학교를 일찍 다녔어요.
(고졸인건 나중에 알았지만)아주 오래전부터 A일 프리랜서를 해왔더라구요.
ㄴ은 저보다 1살 언니였어요.
그냥 순하고 조용히 일하는 타입....
처음엔 담당자두분이서 잘 챙겨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총괄 담당자분은 대표도 꼼짝못하는 회사실세.
여사수는 저보다 2살위 언니뻘인데 실세 바로 밑에서 입사 2년만에 입봉.
사내메신저로 회사 전체공지같은거 하고요.
종로나 여의도같은 회사촌도 아니라서
점심때마다 젊음의 동네 맛집탐방 실컷 하구요.
ㄱ도 처음엔 저랑 업무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서로 작품관도 공유하고....
회사엔 좀 비판적인 성격인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갈수록, 여사수가 ㄱ만 눈에띄게 챙기는게 보이더라구요?
여사수가 아끼는 동료가 있는데
이 동료랑 ㄱ이랑 죽이 척척 맞았어요.
1달동안 셋이서 합작을 해야했기에 바빠서 그냥 넘어갔어요.
공모전만 잘 통과하면 회사에 지원금도 들어오는거고
저희 포트폴리오도 될 수 있으니까요.
일단 회사 일부터가 급해죽겠는데 거기까지 신경쓰기는...
여튼 ㄱ만 회의에 불려가고 브리핑할 자료 만드는데 부르고....
뭐 어쨌든 첫 업무는 무사히 끝났어요.
2달째 업무대기 하던 도중
퇴근할때 ㄱ이 몰래 ㄴ이랑 저를 불러서 같이 카페에 갔는데
좀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어요.
공모전 낸 작품 이름에 제가 아닌 다른 사람 이름이 있었다고...
회사랑 오래 일을 해온데다가
지원금을 위해서라면 경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동기들 서로 신세한탄하며 실컷 회사욕하고...
그렇게 서로들 뭉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새로 업무를 배정받았는데
ㄱ이랑 저는 대표가 진행하는 같은 프로젝트를.
ㄴ은 미디어 관련 팀이랑 일하게됐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밥 먹는 무리에서 어색해지는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여사수가 ㄱ을 유독 편애하니...
어차피 여사수가 직접 업무지시하는건 없고 그냥 관리하는데
실세가 오른팔이라며 챙기는 위치다보니
신경이 안쓰일수가 없더라구요.
첫 면접 때, 멀리오느라 수고했다며 음료수 주는것과는 달리
유독 저에겐 갈수록 좀 냉정해지더라구요.
밥 먹는 무리에는 끼워주지만요.
여사수가 가장 아끼는 동료도 마찬가지였구요.
한번은 개인적인 고민으로 맘이 좀 심란했는데,
일할때 허둥대다가 그만 음료를 엎질렀어요.
그때 제 자리가 벽쪽으로 길게붙은 자리였는데
엎지르면 바로 컴퓨터로 직행하는 그런....ㄷㄷ
다행히 차단기도 내려갔고, 동료들 작업하던 것도 백업 다 됐어요.
큰 프로그램 돌리는 회사고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일이라 대비책은 되어있었겠죠.
전술했던 실장님께서 수습해주셨지만, 두분다 아무렇지도 않아하쎴어요.
신입이니까 그럴수도있지 하는....
근데 여자들은.. 누군가가 작은 실수를 하면 그걸 또 물어뜯잖아요.
며칠 내내 노심초사했어요.
뭐 그리 정규직 되는게 대단한건 아니다만
저만 재계약 못하면 어쩌나
저만 A일에서 멀어지면 어쩌나 속에서 노심초사하구요.
ㄱ이 빠른이긴해도 일단 동갑인데...
언젠가부터 프리로 작업했던것도 여사수가 아끼는 동료랑 ㄴ이랑만 공유하고...
저는 그 프리 쪽 지망생인데 좀 그렇더군요.
회사에 맘 둘곳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본가로 내려가고싶지도 않았어요.
부모님은 본가에서 자리잡길 원하시지만 그럴 자리가 있어야죠ㅡㅡ
그러다보니 자꾸 SNS에 빠지더라구요...
얘네는 나랑 동갑인데 돈 많은남자만나 아이 낳고 사네
얘도 나랑 동갑인데 띠동갑연상 엔터종사자에게 발리프로포즈받았네
하다못해 누구누구는 회사라도 즐겁게 다니네...(이직은 잦아보이지만)
솔직히 말해 회사 여직원중에서 제가 열등감 가질만한 외모는 없었지만...
(얼굴이야 주관적이지만, 키나 체형은 어디가서 빠지진 않아요 자랑은아닌데)
혼자서 외모로 다 탓을 돌렸어요.
난 이렇게 생겨서 회사도 이렇게 다니는 걸거야...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면서,
본가에 두고 온 남친이랑도 서서히 삐걱거렸어요.
사실 제 본가도 저한테나 고향이나 본가지, 오빠에겐 타지였어요.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공대 대학원이 있어서 진학과 함께 기숙사에 살게되었구요.
아무래도 오빠는 원래 성격도 활발했고 학부떄 대외활동도 많이했구요.
비활 전에 인스타보고 알았어요.
본가는 경기도 남쪽, 학부는 인천, 대학원은 제 본가...
타지생활도 저보다 훨씬 오래되어서
제가 왜 우울해하고 외로워하는지 이해를 못해주더군요.
새 프로젝트도 어찌어찌 적응되어가는데,
ㄱ이랑 다른 윗사람들이랑 계속 마찰이 있더라구요.
그럴 것 같았어요. 저랑 있을때도 이 회사에서 하는건 이게 별로네 저게 별로네
다른 회사에서 만든 비슷한 작품 급도 안되네...
사실 저희는 그냥 보조 업무로 채용된거였고
대표도 외부 프리랜서 분들을 메인으로 삼았어요
ㄱ은 이게 불만인거죠...
한번은 대표 업무 지시가 마음에 안 든다고,
대표 사무실에서 회의 도중에 울어버리더라구요.
저는 중간에서 어쩔줄모르고....
다행히 사수분들이 수습해주셨어요.
원래 대표 스타일이 그렇다구...
하튼 짐을 싸고 회사를 나가네 마네 난리였어요.
그냥 콱 나가버리지...어휴
이때부터 ㄱ은 완전 ㄴ에게만 위로받고
같은 프로젝트하는 저랑은 업무상 얘기도 안하고....ㅡㅡ
(차라리 둘이 같은 프로젝트였다면 어땠을지 궁금하긴해요ㅋㅋ)
기존 여직원 무리랑도 계속 불편한 동거에다,
프로젝트에서도 ㄱ이랑 대표는 계속 대치하지...
남친이랑도 계속 삐걱거렸어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구요.
타지생활 자체도 멘탈에 좋지는 않은일인데...
안그래도 초반에 프로젝트도 지지부진해서 실세가 좀 난리쳤는데
대표가 보기에도 더딘가보더라구요.
한번 좀 삐끗했던적이 있었어요.
기존에 없던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라...
그렇게 저는 회사에서 앞으로... 언제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새 프로젝트로 가란 통보받았어요.
팀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꾸려져있고... 미디어팀장 업무지시 따르는...
이때 진짜 폭발했구요.
결국 남자친구랑 마지막 데이트때 한판 했어요...
그리고 다시는 얼굴을 볼 수 없었어요.
너무 회의감이 밀려오더라구요.
서울에서 많이 배우고 좋은 것 경험하나 싶었는데
그걸 함께할 사람도 사라져버리고...
도대체 내가 뭐 때문에 온거지 싶은?
그렇다고 가족뿐이 없는 본가도 가기 싫었어요.
헤어진 다음 날, 끅끅거리고싶은거 겨우 참고 일하는데
맨땅에 삽질하기도 쉽지 않고....
퇴근하고 술을 진탕 마셨어요.
택시 불러서 양화대교로 데려다달라고 한 다음,
죽네사네 떨어지네마네했어요.
지구대 인계되고 겨우 친척집 가서 안정찾았어요.
얼마동안은 마음도 불안정했어요.
전에 저에게 대쉬한 연하남도 전남친 학교인데,
얘가 연애하는 걸 보며... 왜 나는 그렇지 못했나
다 내 얼굴때문인가싶어계속 우울하고...
진짜 한달 내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어요.
회사 큰 프로젝트 막바지라 팀장님이 따로 컨펌을 안 해주시다보니
오히려 저는 저대로 새 업무리듬을 찾았어요.
그것도 나름 재밌더라구요? 하나하나 다 콘텐츠가 살아있고.
한달내내 그 일만 하다보니 적응이 되고
피피티가 200장이 넘어갔어요.
새 팀에 새로 입사한 분도 저보고 대단하다며...인정해주고요ㅋㅋㅋ
아쉽게도 회사가 또 이벤트 참여하느라 바빠졌고,
새 팀에서 저를 제외하고 모두 투입되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진척된후에 따로 컨펌은 못 받았네요ㅠ
여직원 무리 피셜과는 달리, 팀장님은 예상보다 좋으셨어요.
새로운 팀 사람들과의 식사도 더 즐겁고요.
저쪽에선 맨날 이건 맛없네, 저긴 서비스가 별로네 까다로웠거든요.
숨은 맛집도 가보고...
여자 팀원분들도 큰언니같은분과 분위기메이커가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아쉽게도 재계약은 되지 않구요.
ㄱ, ㄴ, 저 전부 다요.
저랑 ㄱ은 마지막으로, 전에 하던 프로젝트 일을 일부 맡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끝...
오늘 퇴근하고 사수분들이랑 식사하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필 회사가 대작 프로젝트 준비할때 들어와서 잘 못챙겨준거같다고....
아무래도 여자 혼자 갓 상경해서, 텃세까지 당하고.. 마음이 쓰이셨나봐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챙겨주신것도 너무 감사했어요.
두 사람은 마무리가 너무 안좋았다고 합니다.
끝물에 둘이 뭉쳐다니며 저 소외시키더니만...
상사분들은 그걸 더 여실히 보셨더라구요?
저는 이미 힘든마당에 걔네한테까지 굳이 감정소모하기싫어 무시했지만.
ㄴ은 가장 먼저 계약을 했어서 먼저 나갔지만,
ㄱ이 진짜 웃긴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약 해지통보 받자마자, 바로 허리 안좋다는 핑계대면서
수술을 할 것이니 먼저 나가겠다고, 거의 무단퇴사를 했다네요.
저는 이미 허리디스크있단얘기 들어서 아는데
진짜 아픈것조차 꾀병으로 보일정도면
마지막으로 준 일조차 건강핑계로 질질끌며 개판으로 했다네요.
물론 저도 그 몇주도 안되는동안 뽑아내는건 불가능하다 했는데
한 나흘? 동안 만들고간건 딸랑 한장...
그 전에도 회사가 마음에 안든다며 회의록도 날림으로 썼대요.
반면에 저는 너무 꼼꼼이 잘 써줬다구요.
원래는 셋이 회의록 쓴걸 추합했는데,
제가 팀 변경 바로 전에는 제 이름 ㄱ이름 따로 쓰고....
조별과제였으면 이름도 삭제했을거에요.
슬프게도 대표와 실세는 회의록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요...
ㄴ은 자연히 계약끝나서 나갔지만,
ㄱ이 엄청 부추겼을거라고 예상을 하더래요.
ㄴ은 그나마 성실하게 맡은일 잘했는데, 그 파벌에 완전 흡수되었으니...
회사 분위기는 과연 제가 예상했던대로였어요.
굳이 거기 끼어들고 싶지도 않고, 회사는 회사 나는 나였지만...
실세&여사수 라인
대표 라인
미디어 관련 라인
입사 전부터 이미 파벌이 나눠져있었고
저는 거기서 갈팡질팡했던거죠.
아마 거기서부터 감정소모가 심해졌을거에요.
실세는 대표가 존경하는 B분야 지인의 동료...
회사가 엄청 어려울때 겨우 살렸대요. 실세가 보기보다 돈 가진것도 있구.
실세 덕분에 지금 진행중이던 회사 메인 프로젝트도 무사히 마무리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긴게... 작은회사에 머리는 둘.. 케르베로스도 아니구요
어떨 땐 아예 프로젝트도 따로 진행해요
뭐 이사 등등 직함준것도 아닌데 대표도 꼼짝 못하는것도 그렇고...
암만 대표보다 연배가 높아도 그렇지...
그 와중에 실세가 여사수를 유독 편애했기에
여사수는 저보다 2살 위임에도 불구하고
입사 2년만에 바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된거래요. 대표 승인도 없이 독단적으로요
뭔가 좀 냄새가 나긴 한데ㅋㅋㅋ
사제지간이나 친인척 관계는 아닌듯해요.
B분야에서 유독 두각을 드러낸 대학이 있는데
여사수를 비롯, 거의 그 대학 출신이에요.ㄱ...
여초과에다가 좁은바다
저랑 동기들은 이분들을 통해 입사한거기때문에
알게 모르게 라인을 타야 했어요.
특히 ㄱ은 여담당자가 가장 편애하는 동료랑 죽이 척척맞아서 그냥 똘똘뭉치고...
ㄱ이 그 난리를 쳤어도 회사에 계속 있을 수 있었던게
아마 여담당자가 입김을 좀 썼을거라고 추측하더라구요.
그때 대표 앞에서 그 난리를 치고 회사 나가겠다고 했을때부터 잘랐어야했다고...
왜 그때 그냥 뒀을지 후회된다고요.
어쩐지 ㄱ은 저희 셋이 같이있을때부터 거의 자기자랑을 했어요.
자신은 예전부터 쭉 일이 있었네,
고졸로 계속 일만하느라 허리도 망가져버렸네...
자기는 아쉽지 않다는걸 계속 어필하더라구요.
물론 회사에서 정확한 포지션 공지를 하지 않고 뽑은 건 잘한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 이름 올린것도 잘못한일이죠.
그 이름 올라간사람이랑 같이 일하기도 싫었을거에요.
저만 괜히 거기 껴서 새우등 터진거고...
ㄱ 본인 말마따나 이 분야에서 커리어 있으면 뭐하녜요.
(근데 프리로 잘됐으면 뭐하러 회사들어와요... 일도 다 잡일만한듯)
인성이 그렇게 된 사람인데....
기본 성격이 활발해서 몰랐는데, 그냥 편먹는 성격이었다고요.
저도 처음엔 ㄱ이 나름 프로페셔널하고 할말 다하는 성격이라 부러웠는데
얘기를 듣고나니 이건 그냥 포장지만 요란한데 속은 최악...ㅋㅋ
저래놓고 여사수한테가선 사바사바해서 그 자리 겨우 앉아있었겠죠.
뭐 프리로 잘 됐으면 굳이 회사에 들어올일도없겠죠. 인천에서 서울까지...
ㄴ은 기가 센 편이 아니라서, 자동적으로 센 무리에 붙었을거에요 아마.
제가 새로 들어간 미디어 관련 팀장님이 좋게 봐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거기 어울려서 그쪽 팀 전체를 안좋게 보더라구요....
팀장 어디가 마음에 안드네, 그 팀 누구씨는 눈치가없네...
여자 무리끼리 말하는거 저도 들었어요.
그래서 팀장님도 나중에 이사실 알아서 재계약 고사했던거라네요.
하긴, ㄴ없이 팀끼리 있는 자리에서도 좋게 얘기하실 정도였는데
저같아도 손절했을거에요.
반면 저는 아마 여사수가 마음에 안 들어한 껀덕지가 있었을거같애요.
그래봤자 실세 덕본거라, 이 상사분들 포함 다른 중간급 분들은 탐탁찮아했지만.
그래도 실세 편이니 뭐라고도 못하구요.
그나마 이 상사분이 어떻게 제 자리 만들어주시려했는데 결국...
막판에 단독으로 하던 일도 회사가 이벤트 참여하느라 컨펌도 못받구요.
여초가 다 그런거같아서 씁쓸하더라구요.
여사수 포함 동료들만 거의 여자고 중간급분들은 남자지만
이미 입김 센 여자가 있으니까요.
성격 좋은 척 편가르고 뒷담하는 사람이 한둘인지..
제가 전에 있던 무리에서 많이 불편해한것같아서
그래서 일부러 다른 팀으로 빼온것도 있었다더군요.
뭐 저는 오히려 새 팀 사람들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요.
실장님은 한번 제가 회사에서 음료를 엎지른 실수를 했을 때,
같은 줄에 앉은 여담당자랑 여담당자 오른팔, 기타 다른 동료들 반응이 더 보기 싫었다고요...
사람이 실수할수도있지 그렇게 매장시키는거 아니지 않냐고.
그쪽 팀 사람들이 사수분 자신들 안좋게 얘기한거 없냐고까지 저한테 물을 정도면...
그분들 보기에는 얼마나 안좋아보였겠어요.
고만고만한 여자애들끼리 쪼르르 뭉쳐다니는게...
근데 여러 상황들이 저에겐 더 다행이었을수도 있더라구요.
만약 남친이랑 그때 삐걱거리지 않아 무난하게 잘 일했더라면...
팀을 옮길 일도 없었을거고
아마 저는 ㄱ이랑 그 팀이랑 쭉 불편 동거를 했을거에요.
새 팀 사람들은 그 무리에서의 의견과는 달리 좋은 분들이더군요.
중간에 새로 입사하신분과도 코드가 잘 맞고.... 지역도 비슷했어요.
오히려 새로 받게 된 일도
회사 전체 바쁜 틈을 타서 혼자 이것저것 조사하다보니
그 나름대로 재미있었어요.
회사다니면서 PPT를 200장까지 쓸 일이 얼마나 될까요
2차로 젤라또 맛집가서 사먹고..
회사랑 집 방향이 비슷해서 두분이랑 같이 이동했어요.
집으로 오며 이제 진짜 혼자가 되었구나..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정말 마지막까지 이렇게 챙겨주실줄은 몰랐어서....
팀원 여직원분들, 특히 새로오신 분위기메이커 동료 번호라도 미리 교환할걸
집에 돌아오니 사내메신저는 이미 탈퇴되었더라구요ㅠ
그래도 인연이 있으면 또 좋게 만나겠죠
정말 다행인게....
그래도 제가 머물렀던 곳에서
누군가는 나쁜 인상을 받진 않았단거잖아요?
그것도 두 분, 아니 더 많을수도 있겠죠.
다만 제가 아쉬웠던건,
진짜 금방 손절한 인간관계에 알게모르게 매달렸던 것.
물론 회사 동료니까 아예 무시할수는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감정낭비를 너무 하느라 제 능력을 못 보였다는것....
그냥 저는 인간관계에대한 감정낭비가 가장 큰 문제같아요.
처음엔 좋다가 갈수록 상처받고...
학창시절에도, 대학시절에도, 사회생활에도....
어짜피 여긴 학교도 아닌데
뭐하러 중학생처럼 같이 꼭 밥먹고 같이 뭉치려했는지...
면접 연락도 오고 있으니까...
다행히 지금보다 더 조건이 좋은 회사도 있구요.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것도 나쁘진 않았으면좋겠어요.
서울 괜히 온 건 아닌거같아요.
내일은 오랜만에 늦잠 좀 자고, 오전에 2천원 내면 1시간 주는 노래방이나 가야겠어요.
신나는 동네에서 살며 직장생활 하게되서 좋긴 좋네요.
그동안 번 돈 일부로 쌍수하려고요
저에게 주는 선물으로요!
이직이 잘 되어서 돈을 더 모으면 더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