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병원 산소방에서 새벽에 쓸쓸하게 죽어버렸어. 개의 수명은 왜이리 짧은 걸까. 나는 왜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아무 힘조차 없는걸까. 그런데 나는 아이가 죽는 순간까지도 옆에 있어주지 못했어. 나보다 외로움은 잘 타는데 누구보다도 고통은 잘 참는 애. 그게 우리 예쁜 아이인데 이렇게 자신을 두고 간 나를 많이 원망할 거라고 생각해. 다시 한 번만 누군가 내게 그 시간으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면 끝까지 곁에 있어줄텐데. 적어도 외로움은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을텐데. 시간을 되돌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슴에 박혀 고통스럽다. 나같은 최악의 보호자를 만나면 안됐어. 지금 아이는 내 침대에 나와 같이 있어. 상자에 담아져서 내 옷을 덮고 눈을 감고 있는데 꼭 자는 것 같더라. 그래도 만져보면 차갑고 딱딱해서.. 내가 알던 그 미소는 이젠 다시는 영원히 못본다는 사실을 되새겨 안겨주는 것 같아. 오늘 오전이나 점심에 장례 치러줄 건데 얘…어떻게 보내주면 좋을까… 지금도 내 방에 아이의 흔적이 너무 가득한데 앞으로 난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