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주사 바늘 재사용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병을 얻었다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워릭셔에 거주하는 에이미 폴(32)은 2017년 말, 단순한 기침과 인후통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급성 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후두 점막에 침투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후두가 부어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지고 기침을 할 때 개가 짖는 듯한 컹컹 소리가 나는 특징이 있다.
의료진은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한 국소 마취제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해 그는 결국 입원을 하게 됐다. 하지만 입원 후 치료를 위해 팔에 캐뉼라(정맥에 주사를 놓기 위한 꽂는 관)를 꽂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의사는 바늘을 하나만 가져왔고, 피부나 바늘을 소독하지 않은 채 내 손목에 놓으려 했다"며 "꽂는 데 실패한 후 아버지가 '새 바늘을 써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의사는 오히려 언성을 높이며 병실에서 나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의사는 반대쪽 팔에도 동일한 캐뉼라를 꽂으려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곧이어 그의 팔과 손목이 붓기 시작했고, 통증은 점점 심해져 팔과 복부로 퍼져 식사를 할 수조차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일한 캐뉼라를 양쪽 팔에 반복적으로 사용해 감염이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폴은 "주사 바늘을 자신의 몸에 재사용할 경우 감염될 확률은 정말 희박하지만, 백만 분의 1의 확률로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감염 후 손에서 농양을 제거한 후에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그는 2018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다.
가벼운 접촉, 바람, 온도 변화에도 극심한 통증 유발하는 질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외상 등으로 인해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신경병성 통증을 말한다. 통증은 손상 정도에서 기대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발생하며, 해당 손상이 해결되었거나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손상 부위가 극도로 민감해져 가벼운 접촉이나 온도 변화에도 극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나 65% 이상이 외상 이후 발생하며, 어떤 원인이라도 조직이나 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그 극심한 통증 때문에 일부 환자들이 삶을 포기할 정도로 고통스러워 '자살질환(suicide disease)'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폴은 자신의 고통을 '마치 불타는 유리 파편 수백 개에 찔린 듯한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폴은 집중적인 물리치료 덕분에 현재 손과 손목의 운동 범위가 일부 회복되었고, 일상적인 자립도 가능해지고 있는 상태다. 진단 후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바늘 재사용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296/0000090553?cds=news_media_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