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병원이랑 상담실장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코는 사실 확신이 없었어

확신이 없는건 물론이였고, 나는 내 코에 큰 불만이 없었음

미용적으로는.. 코 보다는 볼살이나 이중턱, 안경때문에 코가 눌리고 이상하게 보이는게 불만이지

코 자체는 불만이 없었는데 성형외과에서 진단받은 내 코는 최악이더라고?

콧대가 너무 낮고 코끝이 뭉툭한 복코이며 매부리도 있고해서

코끝 묶고 늑연골 채취해서 코끝 모양잡고 콧대에 실리콘을 넣자고 하셨는데

예 그래요 하고 하루 딱 생각해봤는데 내가 미친놈인가 싶었다

왜냐면 나는 평생을 이목구비에 대한 고찰을 크게 하지 않고 살아왔고 내 자신의 코가 어떻게 생겼는지, 미용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인지도 못한 상태에서 돌이키지 못할 짓을 하려고 했었거든

성예사고 오래된 글들이고 엄청 찾아봤다.. 항상 이런게 문제다

저질러 놓고 생각하는 그지같은 성격.. 당장에 코앞에 불똥이 떨어지기 전까지 아무 생각도 안하고 행복회로만 굴리다가

막상 내 일이 되고 리스크테이킹을 하게 되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

나는 하다못해 맨날 코 파고 코를 하도파서 하루에 코피가 3~4번씩 흐를만큼 감염에 매우 취약하고 조심성이 없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폰 보다가 얼굴에 폰을 떨어트리는 인간인데

평생을 조심하면서 살아갈 자신? 없다..

코 하면 지금보단 보기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마저도

아 근데 해놔도 결국엔 이중턱 때문에 볼살이 올라가는게 신경쓰일거고

이걸 지흡하고 별 ㅈㄹ해서 없애본들 윤곽을 안하면 답이 안나올건데

그렇게 뼈까지 깎는 테크트리를 타게 될 내자신을 생각하자니 끝이 없을거 같아서 무섭더라

결국 그냥 집어쳤다.

눈은 뜰때 기능적으로 너무 불편하고

크게뜨면 이마에 주름 디지게 지는데 하필이면 탈모라 바람 살짝 날리면 이마 다 드러나고

표정 안짓고 있으면 인상이 겁나 더러워보여서 눈만 딱 했다

지금 이순간에도 코를 파면서 이 글을 쓸 수 있다는점 정말 행복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