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형수술이 낳은 네 모녀의 비극




싼 가격에 불법으로 주름살 성형수술을 받은 일가족이 부작용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평생 후회로 이어지는 불법 성형수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입증해주고 있다.

17일 광주 동구의 한 성형외과 병원. 80대의 노모와 각각 50대와 40대의 딸 3명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서부경찰서에 검거된 진 모(41·여)씨에게 1회에 걸쳐 얼굴에 콜라겐으로 속인 공업용 실리콘을 주입받은 사람들로 피부 안쪽의 얼굴이 이미 괴사되고 심각하게 곪아 있는 상태다.

피부가 약한 80대 노모의 경우, 왼쪽 입가 주위로 미니토마토 크기의 부종이 생겨 피부 안쪽은 복구가 불가능하고 원상태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들 네 모녀는 수술기간만 3주에 달할 정도로 대수술이 필요해 불법 시술의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고 있다.

단란하게 살던 네 모녀의 비극은 한 미용실에서 시작됐다.

큰언니 미용실에서 A(53) 씨가 저렴한 가격에 주름살 제거를 잘해준다는 진 씨의 소문을 듣고 동생들과 상의하던 중 주변에서 진 씨가 비록 의료 자격증은 없지만 간호조무사로 오래 근무했고 피부관리사, 발마사지사 등의 수료증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각자 돈을 모아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A 씨는 또 효심을 발휘해 자신의 친어머니에게도 주름살 제거 수술을 권유했고 이들은 지난 8월, A 씨의 집에서 진 씨를 불러 한명당 40만 원에 각각 얼굴 부위에 여러차례 콜라겐이라고 속인 공업용 실리콘을 주입받았다.

A 씨는 시술 뒤에도 진 씨에게 1회 리필시술을 약속하고 추가로 100만 원을 더 지불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A 씨는 물론, 두 동생과 어머니까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됐다.

A 씨가 입원한 성형외과 의사는 "수술을 받아도 원래 얼굴로 돌아갈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A 씨 어머니의 경우, 나이가 고령으로 더욱 상태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모녀 일가족을 비롯한 수십 명의 주부들에게 공업용 실리콘을 콜라겐으로 속여 1년여 동안 불법 성형 시술을 한 전직 간호조무사 출신의 진 모(40) 씨는 오늘(17일) 오전 10시 20분 경에 경찰에 긴급체포되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법 위반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광주매일신문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