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당일 날 있었던 이야기 간략하게 말하려 해. 수술 당일에 병원에서 고지한 금식기간은 6시간이었지만, 이른 오후에 수술이 잡혀서 아침 먹기 애매했어. 평소에 오전 10시에 일어나기도 했고. 결국 아침, 점심 굶고 하다보니 18시간 정도 밥은 못 먹은 채로 수술받으러 갔다. 병원까지 가는 시간은 1시간 남짓 걸렸더라.
수술이 끝났다. 눈 성형은 마취는 들어가되 정신은 꺠있는 경우가 많아서 수술받는 느낌을 실시간으로 겪을 수 있었지. 충격적이었어. 정신적인 건 차치하고 수술이 끝나고 나니 시야가 좀 뿌얘지더라고. 그래도 집은 가야하니 짐싸들고 지하철 타러 갔지. 한 20~30분이 지나고 아직 거쳐야 할 역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지하철 안에 사람이 많은지 덥더라. 후드 모자도 쓰고 있었고, 내의도 두껍게 입고 와서 그런가.. 뭐 그러려니 했지만 곧 이어 속이 안 좋아지고( 마치 토쏠리듯)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숨 쉬는 것도 답답하고 가빠지기 시작했고. 속으로 별거 아니다하며 침착해지려 노력했지만 몸은 진정되지 않았어. 이런.. 지하철 안에서 쓰러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 정신 꽉 붙잡았다.
끝이 아니었다. 지하철 창으로 밖을 보면 검은 배경이 지나가는 느낌이 들잖아? 나는 그걸 창을 보지 않고도 느꼈어. 주위를 둘러보는데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노이즈 캔슬링 들어간 것처럼 지하철 안내 소리가 잘 안 들리기 시작했어. 이때 정신 놓을 뻔 했다.
지하철이 어떤 역에 정차한 걸 본능으로 느끼자 마자 문밖으로 나갔다. 어딘가에 앉긴 해야하는데 시각 청각 상태가 안 좋아 촉각까지 활용해 의자 찾고 앉아서 벽에 몸을 맡겼지.. 외투를 벗자 식은 땀이 무참하게 쏟아지더라. 밝은 색의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땀자국이 드문드문 보였어. 한여름처럼 땀을 쏟고 호흡이 나아지자 다시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