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병원에 상담하러 갔다가 너무 기분만 상하고 와서 저만 이랬는지 후기 다 뒤져보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제 후기는 이렇습니다. 원장님께서 오랫동안 교수 생활을 하셔서 그러신지 환자들을 너무 어린 학생대하듯이 하십니다. 몇몇 후기들을 보고 제가 하려는 코수술에 대해 모든 수술법(2년 동안 코수술 공부하고 고민한 사람입니다..)에 대해 공부 많이 하고 갔는데도 질문을 하면 블로그에 다 있다고 보고 오라고 하며 무시하는 듯 말하시는 어투가 속상했습니다.
참고로 목소리와 어조 자체는 젠틀하셨지만,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의 '의미'들이 전혀 젠틀하지 않고 무시하는 말이라 기분이 묘했습니다. 친절한 가면 안 속의 말은 사실상 다 무시의 말이었네요. 목소리와 높낮이만 젠틀한 듯 보이고요(목소리가 좋아서 그렇게 느껴지는듯) 그래서 친절하다는 평도 있던 것 같습니다.
부작용에 대한 사후 처리에 대해 여쭤보니, 생길수도 생기지도 않을 일을 왜 물어보냐(장황하게 말씀하셨지만 핵심은 딱 이거였습니다)라고 하시고 정확히 어떻게 '대처'해주시는지에 대해 믿음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상태에서 코연골을 이식하는 수술이 연골이 삐져나올 확률이 높다고 알고 있다, 제가 비중격만곡증이 있는데 수술해도 괜찮을까라고 여쭤봤는데 대답이 정확히 이러셨습니다. '그런건 의과 대학을 나오고 ~(대학 교수도 하고 등등의 얘기)~, 30년 동안은 전문적으로 연구해야지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요. 덕분에 질문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 해결되진 못했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말을 한 본 뜻은 그런 질문을 의대생도 아닌 니가 왜해?였으니까요.
모든 질문에 대해 정확히 yes/no로 전문적으로 설명해주시지 않았습니다. 계속 위와 같은 식으로 돌려 말하고 그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는 얘기만 하셨네요. 제 코가 복코에 해당되냐고 묻는 질문에도 본인(원장님)이 언급을 안한거면 아니니까 안한거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치 편의점에서 알바생이 봉투 필요하냐고 물으면 인상을 팍 구기며 딱봐도 봉투 필요한거 안보이냐고 묻는 그런 무시를 당한 느낌,,
가벼운 질문을 하면 그런건 블로그에 다 있다고 하시고,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질문을 하면 말해줘도 모른다, 의학을 공부한 애들이나 생각해봐야 될 문제를 왜 니가 생각하냐(여기서 의학 얘기는 제게 돌려 말하긴함. 근데 핵심은 이 뜻으로 말하심)라고 하셔서 대체 이 원장님의 비위를 얼마나 맞춰줘야 하는 건지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원장님과의 상담이 끝나고 상담실장님을 뵈었는데 원장님이 상담실장님께 저보고 우리병원과는 맞지 않는다, 다른 병원에 가라. 라고 제게 전달하라고 했나봅니다. 원장님이 우리 병원과는 제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말씀을 차라리 '직접' 제게 하셨으면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텐데, 이제 결제 금액만 들으면 되겠다하고 상담실장님을 만나니 돌아오는 답이 '원장님이 ㅇㅇ님과 우리 병원과는 맞지 않는다고 하셨다. 다른 병원에 가보는게 나을 것 같네요'라고 해서 더 당황스럽고 화가났습니다. 제가 왜 진상 손님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건지? 원장님과의 상담시간동안 무례한 말들로 제가 무시를 받고 있다는 걸 느꼈음에도 의사의 친절도와 수술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버텼는데 괜히 버텼었네요.
네. 결국, 쫓겨나듯 저는 선택받지 못한 인간이 됐습니다. 병원 후기 중에 쉬운 케이스, 걱정 많이 안하는 환자들만 선별하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저도 그걸 정확히 느꼈네요. 상담중에 원장님께서 제 코가 다른 사람들보다 수술하기 복잡한 편이라고 하신게 기억 납니다.
아마 제가 질문이 많고, 수술하기도 남들보단 복잡하니 저를 이미 논외로 보고 모든 질문에 지금껏 무례하게 대답하신거겠죠. 많은 후기를 보면서 제가 정말 진상 손님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후기들을 보면서 오히려 공감이 갔네요. 저와 똑같은 느낌을 받으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요.
아, 그리고 저같이 '걱정' 많은 환자를 싫어하시는 원장님의 마음은 이해를 하려고 노력 할 수 있으나, 그걸 '의심'이 많은 환자라고 말하는 건 진짜 제일 억울했네요. 여기서 하고 싶어서 먼 지역에서부터 2주동안 기다려서 갔는데 말입니다.
다른 병원에선 질문을 해도 당연히 궁금해할 질문이라고 여겨주시며 대답해주시는데 여기는 그런 질문을 귀찮아하고, 싫어하며, 질문을 하는 손님을 진상 환자 취급하였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고 이 글을 쓰게 될 정도로 화가 났네요.
여기서 하고 싶어서 기대하며 갔던 곳이라 그런지, 기대만큼 실망도 정말 크네요.
여러모로 진짜 공부자극 제대로 받고 갑니다...^^ 이렇게 무식한 진상 취급 받을 줄 알았으면 원장님이 무시안할 의대생 될 걸 그랬어요...ㅎ 비록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이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앞으론 절대 이런 무시 안받으며 살도록 노력할게요!
뭐, 이런 것과는 별개로 상담실장님과 데스크 직원분이 오히려 더 친절하신 편이었습니다.
특히 간호사분(상담실장)은 깔끔명료하신 분이셔서 원장님보다 마음이 갔습니다. 병원 시설은 일반적인 요즘 성형외과들을 기대하시면 안되시고 동네 병원, 그것도 굉장히 좀 오래된 병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꽃무늬 벽지가 인상적이었으며, 엘레베이터가 없이 3층을 올라간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제가 불친절하신 원장님의 태도에도 수술을 받고 싶어했던 이유는, 수술의 안정성과 수술 전후 사진 디자인의 만족도 때문이었습니다. 자연적인걸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수술 후기 사진을 보고 많이 만족하실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게 되실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수술 후기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에는 정말로 만족해서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병원에 가기전까진 정말 수술해서 만족하신 분들이 좋은 후기를 썼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사가 환자들을 선별한거였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의사에게서 코수술 부작용 대처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함에도 코수술이 절실히 하고싶으신 분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코수술하기 쉬운 코들, 깊은 고민없이 코수술하시는 분들만을 선별하려는 병원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병원의 성형외과 상담후기 중[제이루루2 님 말처럼 (실장님이 말씀하시길 원장님이 자기한테 보냈다는 건 수술 잘할 자신이 있으셔서 보낸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수술 안한다고) b5878님 말처럼 (쉬운코만 함 왜 악플이 없는지 곰곰히 다들 생각해주길 바람 진짜 문제가 될만한 사람은 수술아예 안함)]이라는 후기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장님께서 예민하신만큼 완벽주의자셔서 그렇다고 상담실장님께서 제게 말씀해주셨는데, 환자는 당연히 평생갈 코를 수술하니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환자는 예민하면 안되는 것이고 의사는 환자의 태도 하나하나에 과연 예민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원장님이 생각했을때 수술 잘할 수 있는 케이스여야 상담받을 때 친절한 대답을 들을 수 있고, 아니라면 그때부터 가차없이 모든 질문을 제가 겪은 것과 비슷한 형식의 대답으로 듣게 되실테니 조심하세요.
이제는 환자가 의사 마음에 들어야 수술 받을 수 있어서 의사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해야하는 시대가 온건가봐요? ㅋㅋ
이번년도에 들린 4곳의 병원 중에 이런 취급을 당한게 처음이라 (그 이전의 6곳 정도까지 합해도 이런적은 없었지만요) 너무 당황스럽고 화나서 이렇게 긴 글을 적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모쪼록 좋은 선택,하셔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겠습니다.
p.s 상담 받은 이 날 하루의 기분을 한 문장에 비유자면 마치 택시를 잡는데 거리가 짧은 곳을 간다고 승차 거부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택시기사님, 돈 쉽게 벌 수 있는 거리 먼 곳가는 손님만 본인 입맛에 맞게 열심히 고르세요. 본인이 승객 거르다가 언젠가는 본인도 완전히 걸러질수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ㄹㅇ 이거 팩트임 이 원장은 자기랑 의견 좀만 다르거나 나중에 컴플레인 걸거같으면 수술 취소해버려요 ㅋㅋㅋㅋ 저도 당해봤는데 진심 어이없었음 수술 날짜 잡고 며칠 전에 너무 불안해서 재상담 갔더니 자기를 못믿는 환자랑은 수술 할 수 없다면서 그것도 자기가 직접 말하는 것도 아님 상담 실장 시켜서 말함... 말그래도 컴플레인 안걸거같고 고분고분한 환자만 골라 받는 병원임 어려운 수술 안하려고 해요
[@아임파인땡큐앤쥬] 저는 오히려 관심없는 병원은 질문도 안하고 그냥 상담만 대충 받고 나오는데,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적극적이었던 거거든요ㅠㅠ 그냥 오늘 하루만 마음고생한 것 같아요ㅠㅠㅠ 진짜 차라리 못하겠다면 원장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병원 블로그 보고 왔는데 자신없으면 수술 안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흠....비슷한경험이 있었는데 그런곳은 깔끔하게 무시했어요. 기분도나쁘고 내가 왜 이런취급을 받아야하지? 라고생각하고 열받고 짜증났는데 결국 그런곳은 나 하나만이아니라 모든사람들에게 그러더라구요. 비 전문가 이지만 엄청공부하고가서 물어보면 오히려 대화가 더 쉬울텐데 무시나하고. 딱한사람이다 생각하고 털어버렸어요.
위로글이 아니라 기분이 나쁘실수도 있는데 의사입장이 이해 가는건 저뿐일까요? 글 작성하신거처럼 본인도 본인이 하는 전공에 자부심이 있어보이시는데 다른 전공을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의대면 일반사람들은 엄부도 못내는 분야에서 대학교 포함 최소 20년은 넘게 공부하고 지금도 실전에 있는의사에게 2년 인터넷으로 공부해서 (사실 인터넷 검색을 공부했다라고 표현하는거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함) 이것저것 훈수두는게 의사입장에선 달갑지는 않아보입니다. 그렇다고 의사말이 전부 옳다. 닥치고 까라면 까라는 절대 아니지만 처음부터 그런태도를 보이셨으면 저라도 제가 아쉬울거 없으면 그런손님 안받고 문제를 안만들지 싶습니다..
[@박갈린] 과연 작성자분이 인터넷이 아닌 성형외과 전공서적을 사서 공부해서 갔으면 저런 취급을 받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글만 보면 오히려 전공자도 아닌데 오바한다는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네요ㅎㅎ 본인이 받는 수술, 앓고 있는 질병, 받을 서비스에 대해 환자들도 공부 열심히 하는 건 비단 성형외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과들, 다른 전문직종도 비슷합니다. 만약 의뢰인이 법률 서비스를 받고 싶어 변호사를 찾아가서 비슷한 질문을 했을 때 '그건 내 블로그에 다 있다. 그런 질문은 법학과/로스쿨은 나오고 나서 말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 변호사는 과연 좋은 변호사일까요? 전문직종이 응당 제공해야할 서비스는 의뢰인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지식을 제공하는 겁니다. 그러라고 남들보다 오래 공부하고 비싼 돈 받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는거구요. 그 과정에서 의뢰인이 질문을 하면 대답해주고 오류가 있으면 정정해주는 게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글쓴님 상처받으셨겠어요.. 저도 올 초에 상담 갔었는데 성향이라 그런지 솔직하게는 저와 추구하시는게 비슷하긴 했어요 그런데 무슨 느낌을 받으셨는지는 정말 알거같아요 완벽주의이거나 원하는 환자만 받는거, 뭐 수술하는 의사 마음이긴 하다만 ... 모든 환자분들에게도 조금 더 태도가 좋으셨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ㅜㅜ 근데 의사들이 다 약간 권위적인 태도이긴 한거같아요 대부분...; 친절한 의사를 많이 못본거같아요 ㅠㅠ 친절하다는 기준도 좀 정말 낮춰진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걍 그러려니 하게되었네요
ㄱoㅈ이 어딘가요.. 병원중에 자신이 수술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려는 자세보다 방어적인 자세인 곳은 처음부터 피하는게 좋을것같았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불만족하거나 심하게 요구하는 진상손님도 걸러야겠지만 불만족할수있는 부분에 대해서 들어볼생각보다 수술끝나면 태도돌변하는 병원은 정말 별로입니다.
저 여기서 두번했는데 a/s까지 꼼꼼히 해주셨어요
글쓴님이 말하시는게 무슨 느낌인진 알겟어요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 같아요
저는 수술하고 마음까지 치유받고왔네요.. 걱정이 많은건 이해하지만 블로그에 많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다 써있어요
전공을 몇십년 공부한사람이 비전공자에게 완벽히 이해시키려면 그만큼 설명이 더 길어지고 상담 아무리 빨리해도 한시간으로도 부족해요
자기랑 합이 맞는 병원이 있어요
그런 병원 꼭 찾으시길 바라요
[@바다향] 저도 동감해요. 저도 요기서 하고 정말 인생 찾았거든요. 우울증도 코재수술 하고 나아서 제 마음까지 치료해준 선생님인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속상하네요ㅠㅠ 저도 사실 처음엔 원장님 너무 말을 딱딱하게 하셔서 무서웠는데 수술 후 몇번 뵙고 츤데레시라는걸 깨달았어요..!!
[@소로보] 참고로 왜 제가 여기서 의사편을 드냐면, 이미 글쓴님은 내가 이만큼 시간을 들여 "모든" 수술법을 "공부"해갔다고 자부심이 넘치시는데 글에서도 정확하게 느껴집니다만 이게 실제로 말하는 어투에서 안느껴질까요? 그 부분에서 의사도 기분상하고 우스운거죠. 의사들 나쁘게 말해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사람 많습니다. 잘 아는데 이 일은 글쓴님도 그런 말투로 대화 이어질만 했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