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엄마의 집착으로 떠밀리듯 안면 윤곽 했다고 글 올렸었는데 그거 읽은 사람이 이 글도 보고 있을진 모르겠다.
난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외모비하, 성형 강요를 받았었고 어릴 때부터 엄마가 자기 분에 못 이기면 나보고 돼지새끼, 넙죽이, 못생긴게, 썅년이, 병신년이, 왜 태어났냐 이런 말을 많이 들었었고 어떨땐 발로 사정없이 맞았고 머리채 잡히는 건 기본이었어.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서부턴 나날이 '너는 눈 코 돌려깎이하면 이뻐지겠다', '너는 꼭 성형해야된다. 너가 성형 안하니까 고만고만한 남자애들이나 사귀는거다' 이런 말을 들어왔어. 가끔은 내게 아주 좋은 엄마였지만 그 외엔 내게 심한 욕설과 외모비하와 학대를 하다보니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엄마한테 많이 혼란스러웠고 못된 생각을 하는 스스로에게 너무 죄책감이 들었어. 내가 주변인들이 말려도 나는 윤곽수술을 해야되는 얼굴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가 엄마 때문이었어. 오랜 세월을 아주 어릴 때부터 각종 와모비하를 받아왔으니 스스로가 되게 볼품없고 콤플렉스가 가득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어. 지금와서보면 세뇌를 당한거나 다름없었다고 생각해.
고3때부터 성형강요가 심해졌었고, 그때부터 나는 "얼굴에 칼 대기 싫다"라는 말로 몇 십 번이고 말해봤지만 돌아오는건 그런 내 의지를 꺾고 짓밟는 말들 뿐이었어. 얘기해도 안 통하니 어느순간 무뎌지고 스스로를 놓게되더라.
스무살 때 대학가고 남자친구가 생기고 남자친구한테 이 얘기를 털어놓으니 그런건 강하게 얘기해야한대서 내가 날 잡고 엄마한태 윤곽하기 싫다고 말했었어. 그날 하루종일 폭언을 들었어. "너는 얼굴이 그 모양이라서 해야돼 하면 지금이랑 다르게 잘생긴 남자도 만나고 대접받는 연애하고 그러지 여자는 돈이 없어도 얼굴이 이뻐야돼 너 윤곽안하면 후회한다니까?" 같은 말들로 날 괴롭혔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는 '윤곽을 하면 엄마 말대로 내 삶이 더 나아지겠지' 에 대한 환상을 가지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뼈를 깎는 수술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심이 자리잡았어.
결국 스무살 후반(20.9살)에 윤곽 수술을 받았고, 2개월이 지난 지금 너무 후회하고있고 내 신체 일부가 잘려나간 느낌에 좌절감을 매일 느끼고 살아.
몰랐는데 엄마가 예약 잡은 병원이 사망사고 실명사고 안면마비 사고 대리수술로 말 많은 병원인 걸 몰랐고 오늘 뉴스로 그 소식들을 접했는데 멘탈이 너무 나가서 충동적으로 여기다가 글을 쓰게됐어. 너무 힘들거든 지금.
지금 재수술하려고 병원 상담 예약잡았고 재수술 해도 이 기억을 어떻게 딛고 살아가야될지 모르겠어. 재수술해도 살처짐은 눈에 보일거고 남들보다 노화가 빨리 오는 걸 보면서 이때의 일이 계속 생각나서 힘들어질 것 같아. 재수술 한다고 나의 멘탈이 완전히 회복되는게 아니잖아. 이 기억을 지우고 싶으면 어떻게해서든지 지우고싶어.
내가 누군지 특정될까봐 무서워서 자세한 얘기는 빼고 글 썼는데 읽고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 대답할 수 있는 한에선 다 대답할게
이전 얼굴을 사랑할 줄 알았다면 지금 얼굴도 사랑해줘. 그래도 이미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재수술은 위험하니까.
그리고 성형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쪽으로 상담을 해야될 것 같음. 여건이 되면 연 끊는 것도 생각해봐. 몇십년지기 친구도 연 끊을 수 있는데 가족은 안 된다는 생각도 버리고 죄책감도 안 가져도 됨. 엄마를 용서 못하는 걸 어떤 방식으로든 건강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어보여. 속으로 담고있으면 너만 힘드니까~ 정신과+가족과 거리두는 쪽으로 한 번 검색하고 알아보는 걸 추천해.
예사야 다른 댓글 말처럼 엄마와의 일은 전문가와 꼭 상담하면서 치유 했으면 좋겠고, 낳아줬다고 다 부모가 아니니 엄마와의 관계는 될 수 있음 하루라도 빨리 끊었음 좋겠다
아직 어려서 금전적으로나 엄마한테 기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가능하면 빨리 완전히 엄마한테서 독립해야해
예사의 앞날에 행복한 일만 있길 바랄게
2개월에 후회는 너무 빠른데?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던건지 부작용이 있을까봐 두려운건진 모르지만 윤곽후 2개월만에 바로 재수술 준비하는게 더 좋은 결과를 부를지 잘 모르겠어... 정말로. 수술후 정병기에 패닉와서 병원 돌아다니고 다른 의사들 만류하는데 해준다는 병원 열심히 찾아다니다 재수술 받고 점점더 안좋아지는 경우 많이봐서..
[@]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애초에 수술을 원하지 않었는데 강제로 받은 거니까 돌아가고싶단거지.. 내가 원했으면 이 기간도 어떻게든 버텼을거야. 2개월만에 재수술 준비하는게 맞긴 하지만 상담은 한달 뒤고 수술 받는 건 첫 수술일로부터 6개월 뒤라 기간상 재수술 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자라면서 어머니께 강압적인 성형권유를 들으면 당연히 흔들릴 수 밖에 없지 너가 성형을 한건 당시의 상황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 어려운 상황 속에 힘들겠지만 스스로 보듬어주고 자신있게 말하자 성형을 하고 난 지금 너가 후회한다면 이제는 어머니에게 강하게 나가야할 때인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