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20대 의대생이 단순한 목감기 증상으로 시작된 수막구균성 패혈증이 악화된 끝에 두 팔과 두 다리를 모두 잃게 됐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카디프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릴리 맥개리(23)는 올해 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 통증과 기침 증세를 보였다. 평소 수영과 철인3종경기를 즐길 정도로 건강했던 그는 그저 가벼운 감기로 여겼다. 하지만 며칠 사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전신에 발진이 나타난 뒤 수막구균성 패혈증(meningococcal septicaemia) 진단을 받았다.
치료 과정에서 두 번의 심정지를 겪은 그는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후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사지와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 공급이 차단됐다. 의료진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결국 두 팔과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해야 했다.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맥개리는 "패혈증 증상을 아는 것만으로 자신이나 친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막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증
수막구균성 패혈증은 수막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수막구균 감염증의 한 형태로, 수막구균혈증(meningococcemia)이라고도 한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크게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수막구균성 수막염과 혈류 감염으로 진행되는 수막구균성 패혈증으로 나타난다. 두 질환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수막구균성 패혈증은 균이 혈류로 침투해 증식하면서 혈관벽을 손상시키고, 피부와 장기에 출혈성 발진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인두염, 발열, 근육통, 피로감 등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수 시간 내에 저혈압, 신부전, 심부전, 의식 저하를 일으키는 패혈성 쇼크로 진행될 수 있다. 치료가 지연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환자나 건강한 보균자 통해 전파…고위험군 예방접종 권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수막구균 감염증은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환자는 항생제 투여 시작 후 24시간까지 격리가 필요하며, 밀접접촉자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가 권고된다. 전파는 주로 환자나 건강한 보균자의 호흡기 비말이나 밀접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막구균 감염증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는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군 신입 훈련병, 보체결핍 환자, 무비증 환자, 수막구균 실험실 종사자, 유행지역 여행자 등이 대표적이며 대학교 기숙사 신입생 등 집단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층도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96/000009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