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환자 관리 부주의로 어깨 등에 화상을 입게 한 의사에 대해 형사 재판에 이어 민사 재판에서도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김태진)은 환자 A씨와 가족들이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명목으로 약 1억4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2월경 어깨 통증으로 B씨가 운영하는 병원에 내원해 2018년 2월 관절경하 근봉합술을 받았다.
B씨는 수술 당시 A씨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체온 유지용이 아닌 일반 생리식염수백을 전자렌지를 이용해 데워 팔과 다리 위에 올려두었다.
하지만 B씨는 생리식염수백 온도와 환자의 화상 가능성 등을 확인하지 않고 2시간 이상 방치했다.
이로 인해 A씨는 우측 주관절 및 좌측슬관절 부위에 피부이식 등 최소 1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화상을 입게 됐다.
이에 B씨는 수술 중 주의의무를 위반해 원고 A에게 화상의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이 인정돼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또한 A씨는 B씨를 상대로 약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관리부주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전부를 배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가 의료행위 도중 주의의무 위반으로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는 책임을 제한해야 한다”며 “손해 발생에 기여한 피해자 측 요인 등을 참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사 재판부 역시 판단은 같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B씨는 체온 유지용이 아닌 일반 생리식염수백을 전자렌지를 이용해 데워 사용하고 의사에게 요구되는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는 질병의 특성이나 치료방법 한계 등으로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위험이라고 볼 수 없다”며 “치료과정 중 환자에게 화상이 발생했다는 막연한 이유로 A씨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법원은 “화상을 입을 당시 A씨는 마취 중인 상태로 저항할 수 없던 상태였기 때문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B씨에게 약 1억400만원의 손해배상 지급을 명령했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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