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돼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당장 그 위험성을 실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는 조용히 뇌를 망가트리고 있다.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국립암센터 공동 연구팀이 24일 발표한 연구 결과다. 평균 연령 56.5세 성인 3257명을 대상으로 뇌 MRI를 촬영해 미세먼지와 뇌 손상 사이의 연관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연구참여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해 연간 미세먼지 노출량을 추정했다. 이를 ‘뇌 백질 변성’, ‘무증상 뇌경색’ 등과 연관 지어 분석한 결과,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노출된 미세먼지의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뇌 백질 변성 면적은 8%, 무증상 뇌경색 발생 위험은 20%씩 높아졌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포함된 나노입자가 혈액세포에 영향을 미쳐 뇌의 작은 혈관까지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보았다.
뇌 백질 변성은 백질 부위의 작은 혈관이 손상된 상태, 무증상 뇌경색은 뇌로 혈액을 보내는 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발병 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뇌 세포에 손상을 입혀 궁극적으로 뇌졸중,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 착용을 안 하고 야외활동을 즐기는 생활이 반복되면 당장은 건강한 것처럼 보여도 결국 시간이 누적돼 시한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기오염이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미세먼지의 인체 위해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발표한 메타 분석 연구에서도 미세먼지는 뇌졸중, 치매와 연관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팀의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출처 :
https://kormedi.com/1545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