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티푸스

살모넬라 균종의 특정 아종(Salmonella enterica ssp enterica 중 serovariant typhi, paratyphi)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며, 발열과 복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이 나타납니다. 살모넬라균은 장을 통해 몸 속으로 침투합니다. 복통, 구토, 설사 또는 변비 등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나지만 위장관염의 한 종류라기보다는 발열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전신 질환이며, 발열은 환자의 75%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복통은 30~40%에서만 나타납니다.

살모넬라균종 중 특정 아종에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의 소변이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감염됩니다. 몸 속으로 들어온 균의 수가 백만~십억 개 정도이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보균자가 부주의하게 다룬 우유나 유제품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잠복기는 몸 속으로 침투한 균의 수에 따라 다양한데 평균 1~3주입니다. 가장 주된 증상은 발열이며, 그 외에 오한, 두통, 권태감 등의 증상과 식욕감퇴, 구토,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납니다. 비장 종대(비대), 장미진(장미 모양의 작은 발진), 상대서맥(relative bradycardia)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병이 경과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지는데, 발병 첫 주에는 발열로 인해 체온이 서서히 상승하는 증상이 특징이고 둘째 주에는 복통과 피부 발진이 나타납니다.

환자의 임상 증상을 통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장티푸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세균배양검사가 가장 기본적인 검사 방법입니다. 감염 초기에는 혈액에서 균이 분리될 수 있으며, 감염 1주일 후에는 소변이나 대변에서 균이 검출될 수 있습니다. 골수에서는 항생제 투여를 받은 환자에서도 90% 이상의 균 배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적 가치가 높습니다. 감염 2주 후 70%의 환자에서 혈청응집반응(Widal test)값이 4배 이상으로 나오지만, 검사 결과의 진단적 유용성은 떨어집니다.

퀴놀론계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을 투여하거나 암피실린(ampicillin)을 포함한 아미노페니실린계 항생제 또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담낭 보균자의 경우 담석이 없으면 46주 동안 항생제를 투여하고, 담석이 있는 경우에는 담낭 제거술과 함께 23주 동안 항생제를 투여해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3~4주에 걸쳐 증상이 자연적으로 경과됩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합병증으로 회장의 파이어 판(Peyers patch)에 궤양이 생겨 하혈이나 천공(구멍, 전체 환자의 1%에서 발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중증 감염증에서는 중추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약하게 난청이나 이하선염, 장천공, 장폐색, 관절염, 골수염, 급성 담낭염, 농흉(가슴 안에 고름이 고여 있는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발병 초기에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면 사망률은 1% 이하이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10~20%의 환자가 사망할 수 있습니다.

장티푸스 예방을 위해서는 공중위생 정책에 따른 상하수도 정비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인 차원에서도 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유행 지역에서는 꼭 끓인 물만 마시고, 음식물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보균자의 경우, 세균이 몸 속에서 모두 제거되기 전까지 식품을 다루는 업무나 환자를 간호하는 업무 등에 종사하지 않아야 합니다.

환자의 대소변에서 더 이상 세균이 배출되지 않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환자는 격리되어야 합니다. 환자가 만진 물건도 따로 관리하며,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손 닦기를 포함한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