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뚱뚱하고 못생겼었어. 165에 80키로였고 그래서인지 학창 시절때 친구 관계도 이성 관계도 내가 조금만 힘을 풀면 뚝뚝 끊기다느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 난 그게 모두가 그런줄 알았지. 그래도 가족들 덕분에 내 외모 때문에 그런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살진 않았어.
이성 관계는 당연히 전무했고 간혹 썸을 타더라도 내가 뭐 하나 삐끗하면 날아가는 관계
그러다 대학에 오고 나이가 들면서 어느날 문득 코수술이랑 눈수술을 하게 됐어. 사실 오래 고민한 것도 아니었는데 부모님이 의외로 선뜻 해주셨어. 그 당시에 살도 좀 빼서 165에 65키로 정도였지.
그렇게 수술을 하고 학교에 가게 됐어. (대학에서는 공대를 다녔는데 워낙 대형과기도 하고 수술하면서 오래 쉬었고 원래 인맥이 넓지는 않아서 내가 수술한 걸 아는 사람은 1-2 정도였어. ) 근데 웬일이야.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난 남자애들이 이렇게 말이 많고 친근한줄 처음 알았어. 진짜로. 진심이야.
내가 오해한 거라고?아니 절대로 난 수술하고 살빼기 전까지는 과 사람 누구한테도 선톡을 받거나 아무 대가없는 친절이나 호의를 이렇게많이 받아본적이 없어.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얼굴만 아는 친구가 다가와서 밥 먹자고 하는 것도, 스토리에 종종 오는 답장들도 심지어 얼마전에는 오랜 친구한테 고백도 받았어.
이렇다보니 외모 정병이 점점 심해져서 너무 괴로워. 매일 학교 가기 전에 1시간 가까이를 화장을 해. 옷을 입었다 벗었다 몇번을 반복하는 줄 몰라. 살을 빼려고 165에 53키로까지 뺬는데 더 안내려가서 미칠 것 같고 밤마다 폭식 욕구가 막 솓구쳐. 그런데 이거 먹으면 다시 사람들이 돌아설까봐. 나 지금 예쁘다는 말 듣는데. 고백받아본 것도 처음이고 예쁘다 날씬하다 이런 말들이 다 너무 처음이라 너무 좋은데
그래서 학교 가는 전 날 일요일에는 물만 마셔 월요일에 얼굴 부을까봐. 어제 과에서 만난 후배가 그러더라. 언니는 되게 이쁜데 자기관리도 철저한것 같다고. 사실 진짜 너무 괴롭고 하기 싫고 우울하고 누가 나한테 차가우면 내 외모가 별로라 그런가를 생각하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해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고쳐나가야 되는지 모르겠어. 내가 만든 가식적인 모습들이랑 평생 유지못할 집착들이 계속 쌓여서 무기력해져가. 단 한번도 이런적이 없는데 남들이 날 보는 시선이 어떤지가 인생의 전부가 된 것 같아. 운동 너무 좋지 근데 그 운동이 남들 한테
이뻐보이려고가 되는 순간 얼마나 괴로운지 해본 사람들은 알거야. 정말 끝이 없거든… 그냥 너무 힘들어서 주저리 주저리 쓰다보니 참 길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