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둠벙’은 누군가에게는 생명수, 누군가에게는 독약으로 작용하는 웅덩이가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는 ‘도깨비 둠벙’이라는 신비한 전설이 있다. 이를 배경으로 영화는 ‘도깨비 주파수’, ‘전기 두뇌’, ‘생명수’ 세 개의 에피소드 구조를 취한다. 낚시를 왔다가 웅덩이의 심상치 않은 기운에 목숨을 빼앗기고, 컴퓨터의 지시대로 비트코인을 채굴했다가 이에 빠져 그만 엄마를 잃고, 웅덩이의 물을 마셨다가 몸에 이상 현상이 생기고,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나름의 사연으로 지옥을 경험한다. <둠벙>은 기본적으로 괴담의 형식을 취하면서 에피소드 별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따라 슬래셔, 저예산 SF, 크리쳐 등의 요소를 도입해 각기 다른 장르적 연출로 감독 나름의 야심을 드러낸다. 배경 외에 이들 세 개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는 건 각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하나 같이 개인적인 욕심이 일정 선을 넘으면서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데 도깨비 둠벙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을 숙주 삼아 전설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