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근현대사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낙살라이트 (Naxalite)’란 이름의 공산주의 무장 투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은 과거 이 투쟁에 몸 담았던 어느 부부와 어린 자녀들의 평범한 듯 예외적인 삶을 통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인도 사회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그리고 이 상처가 왜 아직 아물지 않는지 차분하고 정적인 리듬으로 보여준다. 노골적인 차별 정책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없는 부모의 막막한 심정, 자신들의 과거를 씁쓸하게 곱씹는 옛 투사의 굽은 어깨, 그러면서 지금도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주인공의 표정을 보는 사이 관객 또한 영화가 끝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고민거리를 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