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잔뜩 힘준 낙지 대가리 춘근이 고향 장터에 나타난다. 2년 만의 귀향이다. 또래들 중 처음으로 감방이란 델 갔다 온 그는 잔뜩 우쭐해져 있다. 애초부터 그와 공부는 상극이었다. 국민학교 때 이미 가방끈을 풀어버린 후론 줄곧 장돌뱅이로 굴렀었다. 이제는 정말 뭔가 큰일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귀향 후 제일 먼저 들른 역전 여관에서 그를 낙지 대가리라고 부르는 묘한 옥희를 만난다.
나에게 오라는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담은 심리 멜로로, 느린 전개와 반복되는 감정선이 지루할 수 있지만, 미묘한 긴장감과 배우들의 내면 연기가 돋보인다. 관능적이면서도 쓸쓸한 분위기가 여운을 남기지만, 극적인 몰입감은 다소 부족하다.
호기심이 간다면 한 번쯤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