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조산소를 운영하셨던 아빠는 술만 취하면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날도 아빠는 술에 취해 애꿎은 트집을 잡으며 엄마를 폭행한다. 10살이던 나는 사춘기 오빠를 따라 욕실로 숨는다. 오빠는 내게 물속에 숨으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며 숨이 막히면 첼로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라 했다. 오빠가 나를 안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던 중, 술 취한 아빠가 들어와 우리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고, 내 얼굴을 물속으로 처박았다. 어느 순간부터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날로부터 25년 후, 아빠에게 견디다 못한 엄마는 정신병원에 실려 간 뒤 자취가 없고, 오빠 역시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적막에 갇힌 나와 아버지는 매일 밤 화투를 치기 시작한다. 71살의 노인이 된 아버지는 치매 증세를 보이며 나마저 떠날까 봐 수시로 감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