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촉망받는 재즈 뮤지션이었던 샘은 아내가 죽은 후 음악마저 포기한 채, 그녀와의 추억이 깃든 호텔 방에서 언젠가 아내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헛된 기대로 항상 문을 열어놓고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12살에 혼수상태에 빠진 후 사라진 기억으로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어 스스로를 원주율 파이라 부르는 여자가 샘의 호텔 방 화장실로 뛰어 들어와 문을 걸어 잠근다. 화장실 문을 사이에 둔 채 기묘한 만남을 이어가던 샘과 파이는 서로에게 조금씩 설레는 자신을 눈치채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