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말기 만성콩팥병(말기 신부전) 환자는 100만 명당 360.2명(2022년 기준)으로 201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가 12일 발표한 ‘말기 콩팥병 팩트 시트 2024(End Stage Kidney Disease Fact Sheet 2024)’에서다. 팩트 시트는 2010~2022년 ‘대한신장학회 말기 콩팥병 등록 사업(Korean Renal Data System, KORDS)’에 등록된 전국 규모 환자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것이다.
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는 1987년 이후 매년 우리나라 말기 만성콩팥병 환자를 전수 조사해 팩트 시트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번 팩트 시트는 국내 말기 만성콩팥병 환자 현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말기 만성콩팥병 환자의 평균 나이는 2014년 57세에서 2022년 66세로 꾸준히 증가해 2022년에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59%를 차지했다.
말기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 질환 가운데 당뇨병이 48%로 가장 컸으며,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 콩팥병 발병 증가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말기 만성콩팥병은 혈액 투석(透析)·복막 투석·콩팥이식 등 ‘신(腎) 대체 요법’으로 치료를 시행한다. 이 가운데 혈액 투석 환자가 84%로 가장 많았고, 콩팥이식 환자는 11%, 복막 투석 환자는 6%였다. 특히 혈액 투석 비중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어난 반면 재택 치료가 가능한 복막 투석 치료 비율은 점점 줄고 있는 추세다.
말기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크게 줄면서 2010년 연간 사망자가 1,000명당 62명이었는데 2020년 47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당뇨병이 있는 말기 콩팥병 사망자는 2010년 1,000명당 76명으로 당뇨병이 없는 말기 만성콩팥병 사망자 46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당뇨병을 앓는 말기 만성콩팥병 사망자가 46명으로 크게 줄어 당뇨병이 없는 말기 만성콩팥병 사망자(43명)과 비슷했다.
대한신장학회는 “당뇨병·콩팥병에 대한 의술과 의료진 경험이 축적으로 인한 숙련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김용균 대한신장학회 등록이사(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이번 말기 콩팥병 팩트 시트 2024는 국내 말기 콩팥병의 현황과 심각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구성했다”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말기 만성콩팥병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관리·치료를 체계화하는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임춘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서울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이번에 발표한 팩트 시트를 토대로 학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했다.
◇만성콩팥병 5단계?
만성콩팥병 진단에는 혈액‧소변검사 등을 시행한다. 특히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혈청 크레아티닌 검사, 요단백·콩팥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만성콩팥병 1~5단계로 나눈다.
△1~2단계에서는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원인 질환을 집중 치료하고, 3단계부터는 콩팥 기능 소실을 늦추기 위한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저염‧저단백식 같은 식단 조절을 해야 한다.
△3~4단계는 콩팥 손상과 기능 감소가 점점 빨라지기에 기저 질환과 합병증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단백뇨·고혈압·빈혈·뼈와 미네랄 이상 등 합병증 관리도 필요하다. 나트륨·칼륨·인 섭취를 제한해야 하지만, 이는 콩팥 기능 정도와 원인 질환에 따라 환자마다 다르기에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5단계(말기 신부전)는 이미 콩팥 기능이 너무 나빠져 노폐물이 과다 축적돼 합병증이 더 악화하기 전에 투석 치료나 콩팥이식 준비가 필요하다. 투석 환자는 특별한 식사와 약물 관리를 병행하고 심혈관 합병증, 뼈·미네랄 이상, 빈혈 등도 관리해야 한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95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