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나 허리의 뻣뻣함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 흔히 관절문제라 여기고 일단 정형외과를 찾고 본다. 하지만 이는 강직성척추염의 대표적인 위험신호다. 과거보다 질환에 대한 인식은 많이 높아졌어도 여전히 강직성척추염환자들은 제때 진단·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강직성척추염의 날(매년 11월 첫 번째 금요일)’을 앞두고 발표한 ‘강직성척추염 진단 실태’ 조사결과(강직성척추염환자 1012명 대상)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균 3년이나 넘게 병을 정확하게 진단받지 못하고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척추통증 외 다양한 증상 나타나 혼란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침범해 점차 척추마디가 굳어 변형되는 류마티스질환이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젊은 나이에 발병해 점점 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환자에게 신체·정신적 부담을 줄 수 있다.
강직성척추염환자는 지난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2010년 3만1208명→2018년 4만3686명). 하지만 환자 대다수는 오랜시간이 지난 뒤에야 강직성척추염을 진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강직성척추염을 정확하게 진단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하는 ‘진단 난민’ 기간은 평균 39.78개월, 즉 약 3년이 넘게 소요됐다.
강직성척추염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초기증상이 척추 중심으로 나타나 환자 대부분이 허리디스크 같은 단순 근골격계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심지어 그 통증마저도 당장 병원을 가야 할 정도로 심하지 않아서 참고 견디는 환자들이 많다.
또 강직성척추염은 아침에 허리의 뻣뻣함이나 통증이 심한데 활동하기 시작하면 불편감이 약해지거나 사라져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기 어렵다. 척추 외에도 특히 엉덩이뼈에 통증이 흔히 나타나며 무릎이나 발목, 팔꿈치 등 다른 관절에도 통증이 발생해 정형외과를 가장 먼저 찾게 된다.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환자들의 60% 이상은 정형외과를 찾았으며 류마티스내과를 찾은 환자들은 1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척추관절염연구회 김혜원 총무는 “강직성척추염의 진단·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척추가 굳어 움직이는 데도 큰 문제가 생긴다”며 “하지만 조기에 치료받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통증은 물론, 척추 강직을 막아 얼마든 평범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염증수치가 높고 골극이 이미 발생한 환자라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2972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