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로퀸 제제가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문의약품인 클로로퀸이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구매 후기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부작용이 큰 약물인 클로로퀸을 의사 처방 없이 함부로 복용했다가는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잘못 된 유통에 대한 우려가 크다.
클로로퀸은 1934년 독일계 바이엘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말라리아 예방 및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클로로퀸과 같은 계열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 및 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 등의 예방에도 사용된다.
현재 미국을 포함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클로로퀸을 코로나 치료제로 지정하고 긴급 승인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클로로퀸을 코로나19 환자 치료 용도로 쓸 수 있도록 공식 승인했다. 최근 프랑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클로로퀸 유사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성분이 들어있는 치료제 '플라케닐'을 처방한 결과, 약물을 복용한 지 6일 후 전체 환자의 25%만이 바이러스 양성 결과를 보였다. 다시 말해 75%의 환자는 완치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29일(현지시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했다. FDA는 의사들이 코로나19 성인 혹은 청소년 환자들에게 이들 2가지 약품을 처방할 수 있게 승인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클로로퀸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다른 항생제인 아지스로마이신은 의약품 역사상 가장 큰 게임 체인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60대 부부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히드록시클로로퀸황산염(클로로퀸)을 복용했다가 남성은 사망하고 여성은 중태에 빠지는 사례도 있었다.
국내서도 임상 시험 돌입… 안전성 '아직'
국내에서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아산병원도 지난 20일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 임상시험은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현재 치료제로 언급되는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표준 치료군과 나눠 무작위 오픈 라벨로 진행한다.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프랑스와 달리 중국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Public Health Clinical Center)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 30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등 표준 치료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그룹으로 나눠 대조 임상을 진행했지만, 어떤 효과도 입증하지 못했다.
해당 임상에서 평균 7일 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그룹은 RT-PCR에서 음성을 받은 비율이 86.7%였다. 하지만 대조군도 93.3%의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와 같은 임상 설계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중국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클로로퀸을 승인하기에 앞서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경우 장기간 처방할 경우 망막변증 등 시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서울의 한 약사는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 때문에 클로로퀸 불법 거래로까지 번지는 것 같다"면서 "클로로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했다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119/0002392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