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봄에 취약하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몸이 적응하면서 부담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꽃샘추위로 일교차가 큰 요즘, 다양한 심혈관질환 중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리는 부정맥이 우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구성되어 있다. 정상 맥박은 심방과 심실이 규칙적으로 뛴다. 성인 기준으로 1분당 60~80회다. 한순간도 쉬지 않는 심장이지만 평소 우리는 심장 박동을 의식하지 못한다. 단, 정상을 벗어나 평소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뛰면 이상함을 느낄 수 있다. 심장박동의 불규칙함, 바로 부정맥이다. 원인은 유전, 노화, 스트레스, 과음 등 다양하다.
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직장 상사에게 혼날 때, 마음에 드는 이성과 소개팅을 할 때, 격한 운동을 할 때처럼 특수한 상황 외에 아무 이유 없이 평소와 다른 두근거림이 느껴진다면 부정맥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선천성 심장기형 이외에도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로 인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20·30대 젊은 환자 중 5% 정도가 부정맥으로 진단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증상을 방치하면 졸도와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초기에 진단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정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정상인에게도 흔히 관찰되는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 등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이 있는 반면, 뇌졸중의 위험성을 크게 높이는 심방세동, 급사를 일으키는 심실세동도 있다.
이정명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는 본인이 부정맥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어떠한 종류의 부정맥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부정맥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과 치료법이 상이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진에게 자세히 물어보고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유형은 '심방세동'으로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맥'에 해당한다. 환자의 약 30%는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진단에는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와 정기적인 검사가 최우선이다. 진단 후에는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필요시 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료를 진행한다. 반면 맥박이 느려 숨이 차거나 실신하는 경우에는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면 증세가 개선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심실빈맥으로 급성 심정지를 경험했거나 심부전에 대한 약물치료를 3개월 이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는 1·2차 예방을 위해 제세동기 삽입을 권장한다"며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 발생 시 최대한 이른 시간 내 제세동이 필요하며 지체될 경우 뇌손상 유발로 장애후유증 혹은 의식불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급사의 고위험군에게 제세동기 삽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제세동기는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적인 리듬(심장 박동)으로 되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상용되고 있는 제세동기는 왼쪽 쇄골에서 가까운 어깨 부위에 삽입한다. 정맥, 즉 혈관을 통해 전극선을 심장 안쪽에 위치시켜 전기충격을 심장에 전달한다. 부정맥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고, 기온이 낮은 새벽시간대 야외활동은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과로와 과음, 흡연은 삼가고 심장 박동을 급격히 높이는 흥분 상태나 과도한 신체활동은 피해야 한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54821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