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은 ‘세계 강직성척추염의 날(World AS Day)’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질환을 겪고 있는 환우들의 어려움을 나누는 목적으로 지정됐다. 강직성척추염은 고령자에게 흔한 다른 척추질환과 달리 사회 활동이 활발한 20~40대 남성의 발병 위험이 더 높은 척추질환이다. 대만의 가수 주걸륜이 18세 때부터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가오는 세계 강직성척추염의 날을 맞아 질환의 특징과 증상, 대처법을 살펴본다.
특정 유전자 보유 시 발병 가능성↑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와 부착부(힘줄과 인대 등이 뼈에 부착하는 부위)에 만성염증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대표적 증상은 뻣뻣한 허리 통증이지만 증상이 척추에 국한되지 않고 관절과 다양한 장기에서 나타나며 쉬거나 잘 때 악화되는 반면, 활동이나 운동 시 통증이 호전된다는 특징이 있다.
질환의 진행은 느린 편이지만, 지속해서 악화하면 허리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대나무 척추(Bamboo spine)’ 증상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이 경우 허리를 굽히고 펴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작은 충격에도 척추 골절이 쉽게 발생할 위험이 급격하게 커진다.
강직성척추염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에 따른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백혈구 항원 중 하나인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윤강준 신경외과 전문의는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모든 사람이 강직성척추염을 겪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90%는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력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40세 미만의 남성들에게서 강직성척추염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10~20대 사이 첫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 대비 2.6배 많은 3만8216명이며, 그 중에서도 20세부터 39세 사이 환자의 비중이 약 38.8%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총 환자 수는 5만2616명이다.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
강직성척추염은 완치가 없는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진단받아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면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문제는 질환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디스크와 근육통 등 다른 증상으로 오인해 조기진단을 놓칠 위험도 크다는 점이다.
윤강준 전문의는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아침 기상 시 뻣뻣하게 굳는 느낌, 허리통증 이외에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며 “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 예후가 좋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통증과 강직을 줄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특히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동시에 운동 요법을 함께 진행한다.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은 물론 척추 운동을 꾸준히 진행함으로써 관절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을 막기 위해 종양괴사인자억제제(TNF 차단제)나 IL-17 차단제(인터루킨 억제제) 등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치료와 추적 관리다.
윤강준 전문의는 “강직성척추염은 꾸준히 지속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임의로 치료를 멈추면 척추의 강직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해보는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2/0000042779>